한진칼 오늘 주총 개최…조원태-조현아 남매 운명 갈린다
한진칼, 27일 정기 주주총회 개최…조원태 승산 높아
[서울=뉴시스] 조원태(왼쪽)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한진칼이 27일 오전 9시 서울시 중구 한진빌딩에서 제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이 올라오는 만큼, 조 회장과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간 경영권 분쟁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한진칼은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의 승인, 사내·외이사 선임의 건,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의안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 의안을 상정한다.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을 비롯한 '3자 주주연합'은 그룹 경영권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지속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연말 '조원태 회장 체제'에 공식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선데 이어, 올해 1월에는 KCGI, 반도건설과 한진칼 주식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3자 동맹을 맺은 주주연합은 조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를 비판하며 한진그룹에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 제기,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의 의결권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등 공세를 폈다. 이에 한진그룹도 주주연합 측이 제기한 의혹을 반박하는 한편, 반도건설 허위공시 의혹을 제기하며 맞섰다.
팽팽했던 신경전은 주총을 앞두고 법원이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긴장감이 떨어졌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3자 연합 측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 2건을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반도건설은 이번 한진칼 주총에서 지분 5%에 해당하는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의 모습. 2019.12.30. [email protected]
여기에 국민연금까지 조 회장 측에 힘을 싣자 한진가 경영권 분쟁은 일단 조 회장의 승리로 점쳐진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전날 회의에서 조원태 회장,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2.9%를 들고 있어, 이번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로 여겨졌다.
조 회장 진영이 확보한 의결권이 있는 우호 지분은 국민연금 지분까지 더해 40% 수준인 반면, 주주연합 측의 지분율은 반도건설의 의결권 제한으로 28.78%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남은 관전 포인트는 주주연합 측이 내세운 이사 후보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 정도다. 한진칼은 현재 정관에 사외이사를 3명 이상, 이사 총수의 과반으로 규정하며 상한은 두고 있지 않다.
주주연합은 한진칼 이사회 장악을 노리며 이번 주총에 4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주주연합의 후보들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도 대두되자, 한진칼 이사회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김석동 법무법인 지평 고문 등 5명을 추천했다.
한편 한진그룹은 이번 주총에서 주주 간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철저한 준비를 마쳤다. 회사 측은 총회장이 마련된 빌딩을 매주 방역했고, 주총장을 찾는 주주를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시행하고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기자들에게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취재 목적의 주총 참석은 불가하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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