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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이주열 한은 총재 "통화·재정정책, 엇박자 아니다"

등록 2021.06.24 11: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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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6.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6.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간에는 조화적 운용이 필요하다"며 "통화재정정책 공조라는 표현도 쓰지만 통화·재정정책은 반드시 똑같은 방향, 비슷한 강도로 운용하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한은이 최근 밝힌 완화적 통화정책의 정상화 기조가 정부의 재정정책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전체 경기 회복세는 뚜렷하나 부문별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은 거시상황을 보고 운용하는 정책인데, 거시적 측면에서 경기회복세가 뚜렷한 상황이기 때문에 경기 개선 정도에 맞춰서 저금리 장기화에 대한 부작용을 제거하는 것이 통화정책이 취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재정정책은 부문별로 불균등하니까 취약계층, 코로나 이후에 대비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부문에 대한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통화재정정책의 상호보완적인 바람직한 조합이 아닌가 보고 있다. 코로나 이후 회복 과정에서 통화재정정책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제약하는 것이 아니고 바람직한 정책운용"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리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을 질서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 불균형이 누적돼 통화정책 조정의 필요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금리를 연내 인상하겠다는 신호를 여러 번 줬다. 최근 물가가 올랐다고는 하지만 공급측면과 기저효과가 많이 작용한 경향이 있고,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 중반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한은의 통화정책 최우선 목표인 물가를 고려했을 때 금리인상할 근거가 좀 약한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지난번에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연내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있게 정상화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지금의 금리 수준은 지난해 코로나19 위기가 닥쳐 실물경제가 급격히 위축되기 시작했을 때, 물가상승률이 0%에 근접했던 상황에 맞춰서 이례적으로 완화한 것이다. 이 이례적인 완화를 경제상황 개선에 맞춰서 조정해나가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라고 설명드린 바 있다. 최근 자산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이 뚜렷해지고 있고, 가계부채가 여전히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 불균형이 누적되고 있는데, 이에 유의해서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한은에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책무가 부여돼 있는데, 금융불균형 대응을 소홀히 하게 되면 반드시 시간을 두고 중기적으로 경기와 물가에도 대단히 큰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그래서 저희들이 지금의 물가 상황 외에 금융안정, 금융불균형 상황에도 유의해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씀드린다."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6.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6.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국제유가가 100달러 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물가전망에서 빠른 경기회복과 함께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어 '하반기 중에도 2% 내외에서 등락할 전망'이라고 했다. 지금과 같은 경기회복 기조를 이어간다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지.

"지금 지적했듯이 수요 측면에서는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도 지난달 물가 전망했을 당시와 비교해 한달간 변화가 있었다. 예를 들면 농축산물 가격의 오름세가 상당히 컸는데, 오름세가 당초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가 한달전 전망때 예상 수준을 넘어서 70달러를 웃돌고 있다. 특히 유가는 국내 물가에 파급 효과가 상당히 크다. 유가 상승세가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지속되고 높은 수준의 가격대를 유지한다면 당초 물가 전망치에 비해 상방 리스크가 더 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빠른 경기 회복으로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상승 압력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우려할 만큼의 수준까지 커질 수 있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하반기 2% 내외, 내년은 1%대 중반, 근원물가 상승률은 1%를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금리를 조정해야 할 만큼 물가 수준이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도 궁금하다.

"경기회복세가 빨라지면서 앞으로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은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과연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로 커질 수 있느냐는 앞으로의 경기 회복세에 달려있다. 특히 소비 개선 흐름의 속도나 강도에 따라 물가상승압력이 어느정도로 진행될지가 거기에 좌우된다고 생각한다. 사실상 수요 측면 외에도 앞서 말씀드렸듯이 공급 측에서도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유가 등 원자재가격 상승세가 얼마나 장기화될지도 물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 측 압력이 높아지고 있고 공급측 압력도 생각보다 커진다고 하면 경제 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높은 물가 상승률이 보다 더 지속된다면 저희들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기준금리를 조정해야 할 만큼 물가 수준이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앞서 답변드렸다. 지금의 수준은 0%대 물가, 경기침체가 우려됐던 상황에 맞춰 금리를 낮춘 것이다. 물가가 2%대로 오르고, 경기 회복세가 빨라진 상황에 맞춰서 (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필요한 과정이고, 그것이 금리인상을 긴축으로 보든지 할 상황은 아니다."

-물가목표가 2%인데 연간 물가상승률은 2013년 이후로 한번도 2%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물가 상황과 관계없이 기준금리는 오르고 내렸다. 최근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도 유럽중앙은행(ECB)의 사실상 물가목표치가 1.6~1.8%라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적이 있는데 이런 상황을 비춰보면 사실상 우리나라 물가안정목표제는 1% 중후반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통화정책으로 2% 물가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까.

"물가목표가 2%대이고 많은 나라에서 2%로 물가목표를 설정했는데 2013년 이후에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인 2%를 하회해온 것이 사실이다. 장기간에 물가수준이 낮은 수준을 지속한 배경은 무엇보다도 세계화가 진전되고 온라인거래가 확산된데 따른 구조적 요인이 상당히 컸다. 국내 요인을 보면 무상교육을 확대하고 무상급식을 확대하는 정부의 복지정책이 지속적으로 확대된 것도 물가상승 요인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물가목표 수준을 하회하는 것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주요국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2%를 목표치로 두는 것은 한 해의 목표가 아니라 중기 시계에서 추구해야 할 적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2%다. 만약에 이것을 단기적인 목표로 인식해서 아주 단기간내에 달성하려고 한다면 거시경제의 안정이 저해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사실 물가에는 금리 외에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글로벌 차원에서의 구조적 요인이나 정부 정책이 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금리 하나만으로 물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중앙은행이 중기 시계에서 추구해야 할 목표가 2%가 적정하다고 보고, 통화정책도 가급적 이같은 목표를 추구하는 쪽으로 노력하겠다."

-최근 한은에서 '기준금리를 한 두번 올린다고 해서 긴축이라고 볼 수 없다'는 발언(박종석 한은 부총재보)이 나왔다. 이같은 언급에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총재님 임기 전 두 번의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인상시점도 올 3분기를 점치는 시각도 생겨났다. 채권금리 역시 국고채3년물 금리와 한은 기준금리간 격차가 최근 85bp 넘게 벌어지는 등 이를 반영하고 있다. 이같은 시장 기대와 채권금리 반응을 합리적으로 보는지 혹은 과도하다고 보는지 총재의 평가가 궁금하다.

"저희들이 금년에 적절한 시점부터 통화정책을 질서있게 정상화하겠다고 하는 그런 정책방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그러고나서 시장에서 인상시점과 인상횟수에 대해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원론적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 사실상 통화정책을 금년에 몇월부터 그리고 어떤 속도로 정상화해나갈지는 결국 우리 경제 상황과 경기회복세라든지 물가는 물론이고 금융불균형 진행의 정도, 최근 우려되고 있는 코로나 변이바이러스 확산에 달려있다. 저희는 이런 상황을 그야말로 상시 지켜보면서 저희가 늦지 않은 시점에 정상화를 시작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시장금리와 기준금리의 격차는 우리 통화정책 방향 뿐만 아니라 해외금리 동향, 수급여건 등 다양한 요인에서의 영향을 받는다. 85bp만 보고 시장 기대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금리정책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에 경제 주체들에게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시장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국고채3년물 금리와 한은 기준금리간 격차 등을 봐가면서 과도하다든가 우리의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이 안된다고 한다면 그런 간극은 좁혀나가도록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가계빚 증가와 물가 오름세를 주목하면서 금리인상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당정이 35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을 추진하고 있어 정부의 돈풀기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가속화한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은의 통화정책과 정부의 재정정책 간 엇박자 논란이 나오는데, 이에 대한 총재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하다. 추가로 정부가 재정을 먼저 풀고, 향후 통화정책을 시행하게 되면 통화정책의 효과가 반감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린다.

"기본적으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간의 조화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늘 이야기한다. 조화적 운용의 정도라고 하는 것은 거시경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통화재정정책 공조라는 표현도 쓰는데, 그것은 반드시 똑같은 방향과 비슷한 강도로 운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1년 전을 뒤돌아보면 코로나 위기라는 큰 충격이 발생했다. 그때는 통화정책이든 재정정책이든 확장적으로 운용해서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것이 시급했던 상황이다. 그래서 통화정책, 재정정책 모두를 강도있게 완화적이고 확장적으로 펼쳐왔다. 경기회복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하면 통화정책도 그에 맞춰 적절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 전반적인 경기 흐름은 회복세가 상당히 뚜렷해졌다. 하지만 부문별로 보면 대면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부문별로의 격차가 상당히 크다. 통화정책은 거시상황을 보고 운용하는 정책인데, 거시적 측면에서 경기회복세가 뚜렷한 상황이기 때문에 경기 개선 정도에 맞춰서 저금리 장기화에 대한 부작용을 제거하는 것이 통화정책이 취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재정정책은 부문별로 불균등하니까 취약계층, 코로나 이후에 대비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부문에 대한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통화재정정책의 상호보완적인 바람직한 조합이 아닌가 보고 있다. 코로나 이후 회복 과정에서 통화재정정책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제약하는 것이 아니고 바람직한 정책운용이다."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6.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6.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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