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섬에 갇힌 女중사, 부대 내 고립 우려했을 것"

"극도 스트레스 속 신고 3일 만에 사망"

"가해자와 함께 작은 도서지역서 복무"

[서울=뉴시스]해군 상징. 2021.08.12. (자료=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성추행 피해 후 극단적 선택을 한 해군 여군 중사가 작은 섬에서 근무하며 부대원들로부터 따돌림 당하는 것을 두려워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13일 보도자료에서 "피해자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신고 후 불과 3일 만에 사망에 이르렀다"며 "피해자의 스트레스 상태는 어떠한 것이었는지, 최초 보고로부터 정식으로 형사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히기 전까지의 3개월 간 피해자는 어떤 상황에 처해있었는지 등의 내용은 국방부 발표 내용으로는 확인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가해자와 함께 작은 도서지역에서 복무 중이었고 고충을 나눌 여성인력이 충분치도 않은 상황에서 성고충상담관이나 다른 상담지원기관, 인력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물리적 환경에 놓여있었다"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는 "피해자가 사건화되기를 원치 않았던 것은 자칫 섣부른 절차 진행으로 인해 섬에 갇힌 피해자가 가해자는 물론 가해자 주변인, 부대원들 사이에서 고립되는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피해자는 최초 피해를 신고한 당시부터 이미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단지 피해자가 원치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의 상사인 가해자에게 구두 경고로 문제제기 사실을 알리고 후속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가져다 줬을 심적 부담은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군인권센터는 그러면서 "성폭력 사건 자체를 포함해 신고 이후 복무 과정에서의 2차 피해 상황은 없었는지,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는지 엄정한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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