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해상운임 고공행진…멀어지는 HMM 매각
지난해 영업익 3조 돌파…올해도 '호실적'
10조 덩치에 인수는 난항…정부 입김도 커져
산은 회장 6월 임기 만기…매각 장기화할 듯
[서울=뉴시스] HMM 함부르크호. (사진=HMM) 2024.08.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3일 기준 2505.17포인트로 전주 대비 44.83포인트 상승했다. SCFI가 2500선을 넘긴 것은 지난해 9월13일 이후 석 달 만이다.
경영 환경에 따라 일부 차이는 있지만 통상 해운업계는 SCFI 1000포인트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말부터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해상운임이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현재 손익분기점 2.5배를 웃도는 수준을 기록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같은 해운업황 호조로 HMM은 지난해 매출 11조3429억원, 영업이익 3조2195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사들의 비수기로 통하는 지난해 4분기에도 7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도 해상운임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보이면서 HMM의 덩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2025년 세계 해상운임 전망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413명 중 39.8%는 올해 해상운임이 오를 것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중동사태 후 글로벌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을 우회해 실질 선복량이 줄고 병목 현상이 나타나 운임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HMM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오히려 매각을 위한 인수자 찾기는 난항을 겪고 있다. 기업가치 상승이 기업들에게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해 인수 후보자를 찾기 어려워져서다. 실제로 HMM은 지난해 매각 당시 몸값이 6조원 정도로 책정됐으나 현재는 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인수 후보자로 참여했던 하림그룹도 자금력 부족 문제로 최종 인수가 불발됐다. 현재는 기업가치가 상승하면서 인수 자체에 도전할 수 있는 기업이 더욱 한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오는 4월 해양진흥공사와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측이 잔여 영구채를 전환하면 HMM에 대한 정부 측의 합산 지분율이 71%를 넘게 된다. 지나치게 높아진 몸값에 이어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인수 걸림돌까지 작용하는 셈이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 역시 HMM의 매각 추진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정치적 리스크로 대내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채권단 측이 쉽게 매각을 재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호실적 흐름으로 몸값이 올라가서 인수 대상자 후보 기업이 굉장히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며 "매각 주체의 두 축 중 하나인 산은 회장도 임기 만기를 앞두고 있는데 불안한 정국으로 후속 인선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어 여러모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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