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野 '태극기 팻말'에 공전…與 "내로남불" 입장 거부
野 김병주 "태극기는 애국심…구호에 與·尹·국방부 비난 없다"
與 한기호 위원장 "野, 21대는 못하게 하고 내로남불 아니냐"
野 11시40분 기자회견 예고…오후 2시 개의도 현재 불투명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석이 텅 비어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노트북에 태극기 문양과 함께 역사 관련 메시지를 부착해 위원장이 개의를 하지 않아 회의가 지연됐다. 2023.03.17. [email protected]
민주당 소속 국방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 개의에 앞서 자신의 컴퓨터 앞에 태극기 사진 아래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수 없다'는 구호가 적힌 팻말을 게재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에 반발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국방위원장이 팻말을 제거해야 회의를 개의하겠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국민의힘이나 대통령, 국방부를 비난하는 내용이 없다면서 응하지 않았다. 한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은 10여분간 설전을 벌이다 기자회견을 위해 회의장을 떠났다.
한 위원장은 회의 개의에 앞서 "피켓 문제 때문에 여당에서는 입장을 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며 "여야 간사들이 합의를 해주고 정상적으로 회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한 위원장은 윤후덕 민주당 의원이 '(회의장 질서를) 어지럽힌 게 있느냐'며 회의 진행을 요구하며 항의하자 "언쟁하고 싶지 않다. 피켓을 제거해주면 정상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표현의 자유가 있다. 단순히 붙여놨을 뿐"이라며 "그걸 가지고 회의를 못하겠다 그러면, 국회의원으로서 의무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안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방적으로 안 들어오면 일방적으로 회의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같은당 김병주 의원은 팻말에 그려진 태극기는 애국심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구호는 정치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나 대통령, 국방부를 비난하는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거기 써 놓은 문구가 국방위하고 무슨 관련이 있느냐"며 "지난 21대에서도 두번 이 문제 때문에 회의가 정상적으로 진행 못했다. 지금은 진행해달라는 것은 무리 아니냐. 먼저는 못하게 하고 지금은 하게 해달라면 내로남불 아니냐. 못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석이 텅 비어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노트북에 태극기 문양과 함께 역사 관련 메시지를 부착해 위원장이 개의를 하지 않아 회의가 지연됐다. 2023.03.17. [email protected]
그는 "민주당이 오전 11시40분께 기자회견을 하고 2시쯤 다시할 것 같은데 기다려봐야 한다"며 "저희도 이때까지 국방위 역사상 피켓이라든지 이런 걸 붙이고 회의한 적이 한번도 없다. 관례를 깰 수 없다"고도 했다.
김병주 민주당 간사는 "태극기는 정치적인 피켓과는 전혀 다른 성격인데도 국민의힘과 위원장은 여기에 대해서 (회의를) 열지 않고 있어서 아쉽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힘 신원식 간사와 협의를 한 결과 국민의힘은 피켓을 띄지 않는 한 개의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개의를 요구한 상황이고 그것이 안되면 11시40분께 정론관에 가서 기자회견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11시40분까지 개의가 안 되면 오후 2시에 다시 속개해 전체회의를 열어줄 것을 기자회견과 여러 루트로 얘기하겠다"며 "국방위원장 입장이 난처하면 민주당 간사에게 위원장 자격을 위임해주면 열 수 있기 때문에 위임도 요청했는데 위원장은 못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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