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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 '재정파' vs '소득파'…"적자 늘어" "공포감 조성 마"(종합)

등록 2024.04.03 17:53:48수정 2024.04.03 20: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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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연구회,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

"보험료 15% 인상 누적적자 3700조 줄어"

"누적적자 자의적 개념…소득 대비 따져야"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 소재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의 모습. 2024.01.0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 소재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의 모습. 2024.01.0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가 내놓은 2가지 국민연금 개혁안을 두고 재정안정파와 소득보장파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재정안정파은 연금 급여를 높이면 재정적자가 늘어 미래세대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한 반면, 소득보장강화파는 재정안정파가 국민을 상대로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앞서 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는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고 보험료율은 13%까지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1안과 보험료율을 10년 이내에 점진적으로 12%까지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을 현행 40%로 유지하는 2안을 제시했다. 현행 보험료율은 9%로 1998년 이후 동결됐다.

재정 안정을 주장하는 연금연구회는 3일 오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득대체율 40%·보험료 15% 안을 추가해 3개의 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해 달라"며 "대다수 연금 전문가의 지지를 받은 안이 최종안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들은 "국민연금 누적적자 기준을 채택할 경우 공론화위원회가 제시한 1안인 소득대체율 50%·보험료율 14%안은 현행 국민연금제도에서 발생할 막대한 규모의 누적적자를 줄여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702조4000억원의 누적적자를 추가로 늘리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문가들이 가장 지지하는 소득대체율 40%·보험료 15%안은 누적적자 규모를 약 3700조 줄이게 된다"며 "재정 안정 방안을 선택하는 데 제일 중요한 이 같은 핵심 정보를 알려주지 않은 상황에서 2개의 안만을 제시한 의제숙의단의 이번 결정이 제대로 된 논의 과정을 거쳤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연구회는 "지금의 출생률을 고려했을 때 기금고갈 시기인 2055년 이후 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세대가 감당해야 할 부담은 시간이 흐를수록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으로 올라간다"며 "이마저도 미래의 출생률을 지극히 낙관적으로 가정하는 상황에서 도출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론화위원회가 제시한 개혁안에 담긴 세대 간 연대는 한국의 미래세대는 제외한 소위 말하는 '그들만의 세대 간 연대'인 건지, 또는 중년·장년·노년들 간의 세대 간 담합은 아닌지 묻고 싶다"며 "미래세대가 져야 할 부담에 대한 공론화위원회의 입장을 듣고자 한다"고 했다.

연구회는 "현재 제시된 2개의 개혁안은 기금고갈 시기를 단지 7~8년 정도 늦추는 효과가 있다"며 "연금 개혁에 들여온 수년간의 노력을 고려할 때 과연 이 정도의 효과에 대해 개혁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모습. 2024.01.05.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모습. 2024.01.05. [email protected]


소득보장강화파는 이러한 연구회의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종호 부경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국민연금 누적적자, 합리적 개혁을 막는 매우 왜곡된 개념' 이슈페이퍼를 통해 "절대적 누적적자 개념은 국민연금의 재정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기 부적절한, 전문가들 사이에 합의가 없는 일부 인사의 자의적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누적적자가 쌓여 있다고 오해하도록 해서 국민연금 재정 상태에 대한 국민의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누적적자는 국민연금이 미래 적자를 보기 시작할 때를 기점으로 해서 이후 발생하는 적자를 더해서 제시하는 개념"이라고 짚었다.

이어 "누적적자는 어느 시점까지 발생할 적자를 대상으로 할지, 적자를 보험료 수입과 연금액 지출 간 차이로 할지, 보험료 수입+기금 수입과 연금 지급액 차이로 할지, 적자를 단순하게 더할지 아니면 할인율을 곱할지 등이 각각의 사안에 어떤 가정을 취했는가에 따라 계산이 달라진다"고 했다.

이들은 "단순히 절대 금액으로의 적자가 아니라 소득 대비 적자로 표시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며 "어떤 기업이 10억원 적자가 발생했다고 할 경우 그 기업이 100억대의 매출이 나는 기업이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1조원대의 매출이 나는 기업이라면 사실상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정 안정론자들은 공포감만 유발하는 누적적자를 들어 2050년 이후 미래세대를 위해 소득대체율은 그대로 두고 보험료만 대폭 올리자고 주장한다"며 "국민연금이 왜 존재하는지를 생각해 보고 최우선으로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해야 합리적 개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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