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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탁금 48억 횡령' 前법원직원 "선처를"…징역20년 구형

등록 2024.06.19 15:34:45수정 2024.06.19 17: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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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공무원·사법시스템 신뢰 깨버려“

[부산=뉴시스] 부산법원종합청사.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부산법원종합청사.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공탁금 48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前) 법원 직원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장기석)는 19일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횡령)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0대)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A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적어도 공무원이 국민들이 맡긴 돈을 개인적으로 도박과 같은 파생상품 투자에 사용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공무원에 대한 신뢰가 이번 사건을 통해 깨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A씨는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에 대한 국민 신뢰도 깨버렸다. 사법 시스템에 맡긴 돈을 국민들이 걱정하게 됐다"며 "A씨는 또 직장 동료 간의 신뢰를 깨버렸다. A씨는 자신 상사의 도장을 위조하고 결제까지 했다. 이 사건 때문에 많은 법원 공무원이 징계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양형 기준을 통해 보면 횡령죄·사기죄에 대해 형량이 높지 않다. 피해금이 50억원 미만이니 가중해서 형을 받아도 3~6년밖에 되지 않는다"며 "그러나 이 사건은 단순한 횡령이 아니라 국민들이 맡긴 돈을 개인적으로 공무원이 쓴 것이다. 공무원이 국민에 대한 신뢰를 깨버리는 가장 대표적인 범죄가 뇌물죄다. 뇌물죄는 수뢰액이 1억원 이상만 약속만 받아도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이 사건도 그렇게 봐야 한다. 그래도 양형 기준에 따라 15년 11개월이 최선이다. 하지만 이 사건의 특수성을 감안해 징역 20년 선고를 부탁드린다"며 양형 이유에 대해 밝혔다.

A씨 측 변호인은 "헌법상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이 사건에 해당하는 조문으로 엄격하게 해석해 A씨에 대한 양형을 판단해달라"며 "뇌물 사건이 아니니 뇌물죄의 양형을 참고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A씨는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를 본 모든 국민들께 죄송하다. 지금도 어렵고 힘든 근무 환경 속에서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법원 공무원들의 위세를 떨어뜨리고 사기를 꺾었다"며 "이번 과오를 계기로 과거의 삶을 되돌아보고 남은 인생을 바르고 정직하게 살아가겠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 선처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선고 기일을 다음달 10일로 지정했다.

부산지법 종합민원실 공탁계에서 근무했던 A씨는 2022년 11월부터 53차례에 걸쳐 전산을 조작해 공탁금 48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횡령한 공탁금 48억원 중 37억원을 손실 위험성이 높은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탕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5억원은 개인채무 변제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또 2019~2020년 울산지법에서 경매계 참여관으로 근무할 당시 6건의 경매 사건에서 7억8000만원을 부정 출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부산지법은 지난 2월 징계위원회를 열고 A씨를 파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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