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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철밥통?…"공무원 10명 중 3명 '언제든 관둘 수 있다'"

등록 2024.07.17 06:30:00수정 2024.07.17 06: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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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행정기관 공무원 1천여명 설문조사 결과 토대로 분석

32.5%가 '조용한 사직' 행태 보여…낮은 공공봉사동기 원인

"공무원 승진·보수 등 보상 중요…적절 성과체계 마련해야"

[서울=뉴시스] 지난 5월13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69기 신임관리자과정 입교식'에서 교육생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인사혁신처 제공) 2024.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5월13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69기 신임관리자과정 입교식'에서 교육생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인사혁신처 제공) 2024.05.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10명 중 3명은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조용한 사직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 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 8일 발간한 '한국행정연구 33권 제2호'에는 이 같은 분석이 담긴 '한국 공공조직 구성원의 조용한 사직 영향요인 연구'가 실렸다.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란 실제로 사직한 것은 아니지만,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하는 업무관을 뜻한다.

연구진은 조용한 사직이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고 공무원들의 의원면직(사직)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공직에서 나타나는 조용한 사직 행태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이번 연구를 수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한국행정연구원이 2022년 5월24일부터 6월6일까지 중앙행정기관 소속 일반직 공무원 10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자료를 토대로 공무원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조용한 사직' 행태를 우회적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조용한 사직을 '직무기술서에 명시된 직무, 책임에 대해서는 충실히 이행하지만 직무 외 행동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행하지 않는 것'으로 개념화했고, 이에 따라 '조직이 원하면 추가적인 직무를 맡을 용의가 있다'는 문항에 대한 응답값을 역코딩해서 조용한 사직 비율을 측정했다. 

그 결과 1021개의 표본 중 '조용한 사직' 행태를 보이는 비율은 32.52%로 나타났다.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10명 중 3명은 조용한 사직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뜻이다.

그 중에서도 이직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그룹에서의 조용한 사직 비율이 25.66%로, 이직 의향이 없다고 한 그룹(6.86%)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공직을 떠나고 싶어하는 공무원일수록 맡겨진 업무만 수행하는 등 소극적으로 업무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중앙행정기관 공무원들의 조용한 사직을 부추기는 요소로는 낮은 공공 봉사동기와 분배 공정성, 조직 공정성 인식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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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업무가 공공선(公共善)에 기여한다고 생각하지 않거나, 사회를 위해 희생을 감수할 준비가 돼있다는 인식이 낮을 경우 직무 외 행동에 나서려고 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직무에 대한 보상과 보상체계의 공정성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공무원들은 자신의 노력과 업무 성과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고 인식하지 않을 때 낮은 직무 열의를 보였고, 보상 배분 절차와 의사결정 과정이 그다지 공정하지 않다고 인식할수록 조용한 사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았다.

이직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그룹에서는 '직무 스트레스'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이 그룹에서 직무 스트레스 수준을 1에서 5로 나눴을 때, 조용한 사직을 할 확률이 1일 때는 0.368, 3일 때에는 0.606, 5일 때에는 0.803으로 나타났다. 이직할 마음이 있는 공무원들 중 역할 모호성, 업무 과부하 등 직무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조용한 사직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또 이직 의도가 있는 그룹에서는 연령이 낮을수록 특히 조용한 사직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용한 사직을 할 확률은 25세일 때 0.789, 45세일 때 0.534, 65세일 때 0.260으로 나타났다.

조용한 사직은 단순 업무에 대한 태도를 떠나서 공직 이탈(이직)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무원들이 공직생활에 대한 보람을 느끼고 봉사 동기를 높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인사, 보수 등 보상도 강화해야 한다고 연구진들은 제언했다.

연구진은 "공무원들이 공직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공공 봉사동기를 함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공무원들에게 있어 내재적 보상뿐만 아니라 승진, 보수 등 외재적 보상도 공무원들에게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분석했다.

또 "20, 30대에서 이직 의도와 조용한 사직 행태를 낮추기 위해서는 해당 세대에 적합한 성과관리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며 "성과급 혹은 직무급제를 도입하는 보수제도의 개혁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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