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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안 돌아오는데…빈자리 채울 '간호법' 국회서 발목

등록 2024.08.04 08:00:00수정 2024.08.04 09: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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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복지위 법안소위에서 표류 중

여야, PA 간호사 업무 범위 등서 이견

병원 이탈한 전공의 빈자리 채웠지만

여야 정쟁에 '간호법' 국회 처리 더뎌

정부 "법 개정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간호사가 서울시내 한 종합병원 병동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 2024.03.27.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간호사가 서울시내 한 종합병원 병동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 2024.03.2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하반기 수련에 지원한 전공의들이 극소수에 그치면서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전문의와 진료지원(PA) 간호사 등 숙련된 인력을 활용해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구상이지만, 이를 위한 '간호법' 국회 통과는 정작 늦어지면서 자칫 간호사들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PA 간호사 등을 제도화하는 '간호법'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여전히 계류 중이다. 지난달 22일 복지위 법안소위원회에서 다뤄졌지만 여야 간 이견으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회의에서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대표 발의한 '간호사 등에 관한 법률안'과 강선우·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간호법'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오갔다. 다음 법안소위에서는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의 '간호법'까지 총 4개의 법안을 두고 심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시하고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법안 명칭, 간호조무사 학력 기준, PA 간호사 제도화 등 일부 쟁점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PA 간호사 제도화와 관련해 여야 간의 입장 차가 벌어졌다. 강선우 의원안은 간호사의 진료지원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한 반면, 추경호 의원안은 PA 업무 관련 규정을 신설했다. 의사의 지도·위임에 따라 검사, 진단, 치료, 투약, 처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간호법안 제정 촉구 집회에서 대한간호협회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5.27.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간호법안 제정 촉구 집회에서 대한간호협회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5.27. [email protected]


PA 간호사는 의사 면허 없이 의사 대신 의료행위를 하는 간호사를 의미한다. 그동안 간호사들은 의사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혈액검사, 상처 소독 등 원칙적으로 의사가 해야 하는 일들을 대신해 왔다. PA 간호사들은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전공의 기피 진료 과목에서 수술 보조 등 의학지식이 필요한 의사들의 업무까지 도맡았다.

PA 간호사들은 지난 2월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의 빈자리까지 채우고 있다. 현재 활동 중인 PA 간호사는 약 1만3000명으로 추정된다. 올해 하반기 전공의 지원율이 1%에 머무는 등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의사 부족 사태는 계속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PA 간호사 역할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PA 간호사를 합법화하는 '간호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까지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음 달부터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전환하고 중증·희귀질환 환자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힌 만큼 숙련된 간호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정경실 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은 지난달 31일 의료개혁 추진상황 및 계획 브리핑에서 "PA 간호법 제정은 상임위 법안소위에서 논의가 시작됐고 미세한 의견은 있지만, 여야 간 진료지원 간호사 제도가 필요하다는 건 동일한 입장"이라면서 "법 제정 속도를 빨리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간호법'이 무난하게 국회에서 처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야 간 정쟁으로 인해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실제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두 달이 됐지만, 여야 합의로 통과된 법안은 한 건도 없었다. '방송 4법', '채상병 특검법' '노랑봉투법'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두고 여야가 격돌하면서 민생 법안들의 국회 통과까지 줄줄이 밀리고 있다.

간호법 역시 8월 임시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올해 하반기까지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국정감사 등의 일정을 고려해 법안소위 개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아직 간호법 논의를 위한 국회 법안소위가 추가로 잡힌 건 없다"면서도 "간호법 개정이 빨리 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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