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긍정 요소가 안 보여"…취업자 증가폭 6.2만명 감소 예상
한국노동연구원·고용정보원 2025년 노동시장 전망 발표
노동연구원 "인구 줄고 내수 둔화…긍정 요소 안 보여"
고용정보원 "여성 취업자 증가 예상…건설업 등 감소할 듯"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해 12월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일자리정보 게시판 앞에서 한 구직자가 일자리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2024.12.1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고홍주 기자 = 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률을 1.8%로 전망한 가운데,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해 대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일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노동리뷰 2024년 12월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노동시장 전망이 실렸다.
노동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하향조정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1.9%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 2.1%를 토대로 2025년 노동시장의 둔화를 예상했다.
연구원은 "업황 전망이나 노동공급적 요소가 추가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성장률 둔화는 일반적으로 노동시장에 상응하는 영향을 미친다"며 "2024년 하반기 고용 증가폭은 약 14만 명 수준으로 둔화했으나, 이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의 고용 호조가 뒷받침된 결과였다. 하지만 2025년에는 내수 부문의 큰 반등이 없어 서비스업 고용 확대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고용 비중이 높은 제조업과 건설업 역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의 보호주의 강화, 중국의 경기 불안, 지정학적 갈등 등 세계경제의 하향 위험도 노동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노동시장 전반에서 취업자 증가폭을 확대할 긍정적인 요소는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노동연구원이 전망한 올해 취업자 증가는 전년 대비 약 12만명이다. 이는 2024년의 전년 대비 취업자 증가폭(18만2000명)보다 6만2000명가량 감소한 수치로, 경기둔화 영향과 함께 인구효과, 정부 직접일자리사업 증가세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특히 생산가능인구(15세~64세)는 지난해 34만 명 줄어들었으며 올해는 감소폭이 38만 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취업자 증가폭을 약 2만 명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 직접일자리사업의 둔화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 직접일자리사업은 지난해 전년(2023년) 대비 11만2000개 늘어났는데, 이 중 8만 명 가량이 고용통계에 반영된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7만개 늘어나 통계에 5만 명 가량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연구원은 "둔화 폭이 예상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정부는 이날 오전 발표한 '2025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로 봤다. 노동연구원이 참고한 OECD(2.1%), 한국은행(1.9%) 전망치를 비롯해 한국개발연구원(KDI·2.0%), 국제통화기금(IMF·2.0%) 전망치보다 낮은 수치다.
노동연구원은 "글로벌경제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고 내수마저 예상보다 크게 위축될 경우 고용창출 여건이 한층 악화될 수 있다"며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정부 일자리사업 둔화가 맞물리면서 노동시장의 구조적 제약이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취약계층의 고용 불안을 가중시키고 일자리 격차를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고용정책 운용에 있어 단기적 경기 부양에만 의존하기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뉴시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12월31일 발표한 2025년 산업별 취업자수 전망. 2025.01.02. (자료=한국고용정보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고용정보원도 지난해 12월31일 발간한 '고용동항브리프 2024년 5호'에서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고용정보원은 "2024년 동안 지속됐던 민간소비지출, 설비투자지출, 건설투자지출의 하락세를 고려하면 2025년 취업자 수는 2024년보다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고용정보원이 산출한 올해 전체 취업자 수 전망치는 2869만1000명이다. 지난해 대비 10만1000명 늘어난 수치다.
여성 취업자 증가가 전체 취업자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 하락과 '쉬었음' 인구 증가는 15세 이상 인구증가세 둔화와 함께 취업자 증가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과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정보통신업, 숙박 및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하겠지만 증가세는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불황이 계속됐던 건설업은 취업자수가 1.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고, 부동산업(-1.9%), 제조업(-0.2%) 등도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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