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보에 사고수습까지…최 권한대행의 숨 가빴던 일주일
무안 여객기 참사 수습…8차례 중대본 회의 주재
헌법재판관 2명 임명…"정치적 불확실성 털어야"
F4 회의 직접 주재…대통령실 고위 참모 사의 반려
[무안=뉴시스] 조수정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조문하고 있다. 2025.01.0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12·3 비상계엄, 대통령·국무총리 탄핵으로 국정을 책임지게 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한 주간 정치, 경제뿐 아니라 외교·안보, 재난 대응까지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재난 컨트롤타워로서 무안 여객기 참사 수습을 총괄하고, 여권의 반대에도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해 헌재의 정당성을 높였다. 국정 컨트롤타워의 공백을 1인4역으로 소화해내고 있다는 평이다.
4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최상목 권한대행은 지난달 27일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승계한 지 이날로 9일 차를 맞았다. 경제, 외교·안보, 사회 안전 등 국정 전반을 책임지게 됐다.
지난달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하자 최 대행은 사고를 접한 후 바로 사고 수습 컨트롤타워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이후 사고 발생 4시간 만에 무안 공항에 도착해 현장을 점검하고, 2차 중대본 회의에서 무안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지자체에서 부담하는 복구비를 국비로 지원해 재정 부담을 덜고, 유가족 위로금과 치료비 등도 제공된다.
[무안=뉴시스] 조수정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유가족을 찾아 위로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5.01.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국무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청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부처가 함께 한 통합지원본부를 구성해 지원체계를 일원화했다.
희생자 179명의 신원은 지난 1일 모두 확인해 유가족에게 인도됐고, 최 대행은 전날까지 8차례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유가족에 대한 긴급생계비 지급 등 구체적인 지원책을 내놓기도 했다.
사고 원인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밝히겠다는 메시지도 내놨다. 사고와 동일한 기종을 운영하는 항공사에 대한 특별 안전점검을 지시했다.
정치적 혼란이 경제 불확실성으로 부각되자 지난달 31일에는 공석으로 남아있던 공석이던 헌법재판관 세 자리 중 두 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했다. 여권의 강한 반발에 맞선 특단의 조치였다.
그간 6인 체제를 이어온 헌재는 '7명 이상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는 헌재법 규정을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등으로 임시 조치해왔다.
최 대행이 조한창·정계선 후보자 임명하며 '8인 체제'가 꾸려지면서 신뢰성과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평이다. 최 대행은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의 신용등급 하락 경고를 언급하며 "부디 금번 헌법재판관 임명을 계기로 정치적 불확실성을 털고 2025년 새해에는 사고 수습과 민생 안정을 위해 여야정이 함께 힘을 모아 앞으로 나아가길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025년 을사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참배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편 이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수석비서관 이상 참모 전원이 최 대통령 권한대행에 사의를 표했다. 2025.01.01 [email protected]
헌법재판관 남은 한 자리는 채우지 않았다. 마은혁 후보자는 여야의 합의가 확인된 후 임명하겠다며 보류했다. 그러면서도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쌍특검법'(내란 일반 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했다.
새해 첫날엔 서부 최전방 전선을 찾아 경계 작전과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발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고위 참모들의 사의를 반려하기도 했다.
3일에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을 공동 접견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우리 외교·안보 기조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본래 경제부총리의 역할인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관리도 이어갔다.
지난 3일 아침에는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회의)를 열고 향후 주 1~2회 직접 회의를 주재해 시장을 점검할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을 1.8%로 내다봤지만 탄핵 정국의 난맥상과 트럼프 신정부 출범, 미중 관세전쟁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전망치를 하회할 거라는 관측이 강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 대행의 행보는 정치적 변수가 경제 충격으로 전이되는 걸 최대한 막고 관리하겠다는 방침으로 읽힌다.
한편 헌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준비 절차를 종결하고 오는 14일 정식 변론에 돌입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전날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대치 상황으로 인해 집행을 중지했다.
이런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은 전날 최 대행이 후보자 3명 중 2명을 임명한 데 대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이 근무를 서고 있다. 2025.01.0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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