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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민폐 취급" 키오스크 주문 쩔쩔맨 노부부

등록 2025.01.04 09:03:05수정 2025.01.04 09: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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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키오스크(무인 안내기) 주문이 익숙지 않아 쩔쩔매는 노부부가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외면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픽사베이)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키오스크(무인 안내기) 주문이 익숙지 않아 쩔쩔매는 노부부가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외면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픽사베이)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키오스크(무인 안내기) 주문이 익숙지 않아 쩔쩔매는 노부부가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외면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른신들한테도 꼭 키오스크 강요해야 하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동네 맛집으로 유명한 칼국숫집이 있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자주 가는데, 키오스크가 아니고 직접 주문을 받았다"며 "이번 주말에 시부모님 두 분이 다녀오신다고 하시길래 잘 다녀오셨겠거니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날 저녁 시부모는 "이제 거기 못 가겠다. 휴대전화 같은 걸 눌러서 주문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알고 보니 해당 식당은 키오스크로 주문 방식을 바꿨는데, 키오스크 사용이 낯설었던 시부모의 도움 요청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던 것.

당시 시부모는 직원을 불러 "주문을 받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직원은 "사람이 너무 많으니 키오스크로 주문하라. 보면 어떻게 하는지 알 것"이라고 말한 뒤 쌩 가버렸다.

시부모가 키오스크 앞에서 쩔쩔매며 주문하지 못하자 옆 테이블에서 도와주러 왔다고 한다.

A씨는 "옆 테이블에서 도와주러 오셨는데 어머님이 누르다가 이미 해물찜 대자를 주문에 넣어버렸다"며 "주문 들어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직원분께 메뉴 취소를 해달라고 하니 테이블에 붙어있는 문구를 읽어보라 했다"고 설명했다.

테이블에는 '들어간 주문은 취소할 수 없으니 신중히 주문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옆 테이블 손님이 "아직 음식 조리도 안 했을 텐데 좀 취소해주면 어떻겠느냐"고 요청했으나, 직원은 "안 된다. 지금까지 아무도 취소해 준 적 없다"고 딱 잘라 거절했다.

결국 시부모는 옆 테이블 손님과 직원 간에 싸움이 날 것 같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해물찜을 먹었다고. 식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시부모는 A씨에게 "이제 거기 못 가겠다. 어디 무서워서 밥 먹으러 못 나가겠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저희야 날 때부터 계속 신문물을 배우니 뭐가 생겨도 금방 쉽게 쓴다. 근데 그게 어르신들도 당연한 거냐"며 "아직 조리 시작도 안 했는데 주문 변경 좀 해주면 어떻고, 꼭 이렇게 어르신들을 사회에서 민폐처럼 만들어 버려야 하는지 세상이 너무 각박하고 죄송해서 눈물이 난다"고 씁쓸해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나이 들면 들수록 변화를 따라가기 어려워진다" "키오스크가 문제가 아니라 직원 대응이 잘못된 거다" "저럴 거면 서비스업 하지 말아야지" "몇 년 전엔 노인들이 키오스크 사용할 땐 도와드려야 한다는 반응이 당연했는데 왜 이렇게 됐나. 우리나라를 지탱해 온 힘은 예의, 친절 아니었나. 씁쓸하다" "요즘 세상이 너무 빨리 변화해서 젊은 사람도 따라가기 벅찰 때가 있는데 어르신들은 오죽하시겠나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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