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료법 찾았다…'날 잊지 말아요' 꽃말가진 식물에 해답
로즈메리서 추출 '카르노스산' 성분, 알츠하이머 치료 효과

【서울=뉴시스】입춘을 사흘 앞둔 1일 경남 거창군 북상면 농산리 민들레울 허브식물원에서 주인이 활짝 핀 아부틸론과 로즈마리 꽃에 물을 주고 있다. 2017.02.01. (사진=거창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꽃말을 가진 허브 식물 로즈메리에서 나온 성분이 알츠하이머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기초생의학 연구소 '스크립스 리서치' 연구진은 지난달 국제 항산화 저널 'Antioxidants'에 게재한 논문에서 로즈메리와 세이지 등의 허브 식물에서 발견한 카르노스산이 알츠하이머에 수반되는 염증을 완화해 주면서 관련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카르노스산은 신체의 자연 면역 체계를 구성하는 효소를 활성화하면서 작용하는 항산화 및 항염증 화합물"이라며 "원래 순수 상태의 카르노스산은 약물로 사용하기에 지나치게 불안정하다. 그러나 우리는 탈아세틸화 카르노스산(diAcCA), 즉 안정적인 유도체를 합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진은 "탈아세틸화 카르노스산은 장에서 혈류로 흡수되는 과정에서 순수 카르노산보다 흡수율이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 덕분에 치료하기에 적합한 수준으로 뇌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쥐들을 대상으로 안정적인 유도체와 위약을 3개월 동안 일주일에 세 차례씩 투여했다.
![[서울=뉴시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사진](https://img1.newsis.com/2025/01/23/NISI20250123_0001757163_web.jpg?rnd=20250123113419)
[서울=뉴시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사진
그 결과, 안정적인 유도체를 투여한 쥐들은 기억력이 향상됐고, 시냅스(신경세포접합부)가 증가해 밀도가 높아졌다. 또 뇌 염증이 감소하고 병을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이 더 많이 제거됐다.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은 두뇌의 신경세포가 서서히 쇠퇴하면서 뇌 조직이 손실되고 뇌가 위축되는 질환이다. 알츠하이머가 발병하면 상당 부분의 시냅스가 손상되고 주요 뉴런 경로가 파괴되면서 기억력 감퇴를 겪게 된다.
논문 수석 저자이자 임상 신경과 의사인 스튜어트 립튼은 "이 안정적인 유도체가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물리치면서 실제로 뇌의 시냅스 수가 늘어나는 결과를 얻었다"며 "우리는 기억력에 관한 여러 가지 시험을 했고, 모두 이 약물로 기억력 감퇴 속도를 늦추는 데 그치지 않고, 사실상 기억력이 정상 수준까지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를 근거로 안정적인 유도체가 알츠하이머 증상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다만 안정적인 유도체가 사람의 뇌에서도 똑같이 작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고 전했다.
카르노스산이 항염증, 항산화 등 효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구진은 2형 당뇨병, 심장병 및 파킨슨병 등 다른 신경 퇴행적 염증 질환에도 비슷한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연구진은 "탈아세틸화 카르노스산을 시중에 나와 있는 다른 알츠하이머 치료제와 함께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며 "기존 항체 치료제의 부작용을 없애거나 제한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함께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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