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미세먼지 공습…"콜록콜록 지속되면 '이것' 가능성"
기침·가래·재채기 등 증상 2주 이상 지속
2차세균감염 인한 기관지염·폐렴 가능성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10일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2025.03.10.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10/NISI20250310_0020725840_web.jpg?rnd=20250310085849)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10일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2025.03.10. jhope@newsis.com
22일 국립환경과학원 등에 따르면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계속 유입되면서 22~23일에도 공기의 질이 탁할 전망이다. 이틀간 수도권 등의 지역에서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1㎛는 1000분의 1㎜) 이하로 사람 머리카락 지름의 7분의 1 정도로 매우 작다. 미세먼지 속에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산업단지 등에서 발생하는 질산염, 황산염, 황산암모늄 등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어 체내에 쌓이면 각종 염증과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악화는 물론 만성 기관지염, 폐렴, 폐암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미세먼지가 기도로 들어가서 점막을 자극하면 목이 아프고 호흡이 곤란해지며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기관지 천식 환자의 경우 미세먼지 중 유발 물질로 인해 기관지가 좁아져 숨이 차며 숨쉴 때 쌕쌕거리며 기침 등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새벽에 잠에서 깰 수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봄철 기침, 가래, 재채기 등 감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2차 세균 감염으로 인한 기관지염, 폐렴 등일 가능성이 있어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특히 기관지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만성 호흡기 질환이 있는 환자는 급성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기관지염, 천식, 폐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질환을 비롯해 심혈관질환과 각종 암의 발생 위험을 높여 주의해야 한다.
미세먼지의 농도가 10ug/㎥ 증가할 때 월 평균 입원환자가 급성기관지염 23.1%, 천식 10.2 %, 만성기관지염 6.9%, 협심증 2.2%, 급성심근경색증 2.1% 증가한다는 통계가 있다. 초미세먼지가 '나쁨'이면 폐렴 11%, 만성폐쇄성폐질환 9%, 허혈성심질환 3%, 심부전이 7%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폐암 위험도는 담배가 최고 13배인 반면 미세먼지에 포함 돼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세균성 미세먼지'는 39배로 폐암을 유발할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과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마스크를 쓴 관광객들이 걸어가고 있다. 2025.03.11.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11/NISI20250311_0020727531_web.jpg?rnd=20250311131008)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과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마스크를 쓴 관광객들이 걸어가고 있다. 2025.03.11. 20hwan@newsis.com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나승운 교수 연구팀이 2006년 1월부터 2015년 12월 사이 한국인급성심근경색 레지스트리(KAMIR-NIH)에 신규 등록된 19세 이상 급성 심근경색 환자 4만5619명을 대상으로 흉통이나 호흡곤란 등 심근경색 관련 증상이 처음 발생한 날, 전날의 1년 평균 대기오염 농도를 분석한 결과 고농도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때 'ST절 상승 심근경색'(심장의 큰 혈관이 혈전 또는 강력한 혈관 수축 등의 원인으로 폐쇄 돼 발생)의 발생 위험이 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승운 교수는 "고농도의 미세먼지(PM10)와 이산화황(SO2)에 노출되면 병원 내 심인성 쇼크합병증 발생 위험이 각각 3.3%, 10.4% 증가했다"면서 "심인성쇼크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약 5~13%에서 발생하는데, 적절한 치료를 하더라도 예후가 좋지 않아 병원 내 사망률은 20~40%, 1년 사망률은 최대 50%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가급적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게 최선이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호흡기 발육이 미숙하고 기관지의 자정 작용이 떨어져 외출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외출을 꼭 해야 한다면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있는 보건용 마스크(KF80·KF94·KF99)를 쓰고 긴 옷과 모자, 선글라스 등을 착용하는 게 좋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몸을 깨끗하게 씻어 머리카락 등에 남아있는 미세먼지를 없애는 것이 좋다. 또 실내 공기를 주기적으로 환기하고 요리할 땐 반드시 후드를 키고 요리하는 게 좋다. 평소 물을 충분히 마셔 호흡기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시켜 미세먼지에 대한 방어력을 높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