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2분기 전기료 '동결'…한전, 재무 악화에 전력망 구축 가시밭길

등록 2025.03.23 08:30:00수정 2025.03.23 08:36:2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국제 에너지價 하락세에도 유지 결정

주택·일반용 전기료 8분기 연속 동결

누적 적자 34.7조…부채 205조 '역대치'

2036년까지 송전망 투자 56.5조 필요

민간 석탄화력발전사, 공정위에 제소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한국전력이 2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힌 21일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 전기 계량기 모습. 2025.03.2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한국전력이 2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힌 21일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 전기 계량기 모습. 2025.03.21. yes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전력 당국이 2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하면서 한국전력공사의 재무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전이 자금 부족으로 인해 필수 전력망 구축이라는 본연의 업무마저 차질을 빚으며, 민간 발전사로부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당할 위기에 놓였다.

23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21일 연료비 조정단가를 ㎾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확정하며 올해 2분기(4~6월분) 전기요금을 사실상 동결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지난 2022년 3분기부터 12개 분기 연속 최대치인 ㎾h당 +5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전기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h당 ±5원 범위에서 정해진다.

당초 한전은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세를 감안해 ㎾h당 -4.2원으로 낮춰잡으려 했다. 하지만 재무 여건을 고려해 이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한전 관계자는 "재무 상황과 연료비 조정요금 미조정액이 상당한 점 등을 고려해 이전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한국전력이 24일부터 산업용 고객에 한정해 전력량 요금을 ㎾h당 16.1원 인상한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산업용 고객은 약 44만호로 전체 고객의 1.7%이지만 전체 전력 사용량은 절반이 넘는 53.2%를 차지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한국전력이 24일부터 산업용 고객에 한정해 전력량 요금을 ㎾h당 16.1원 인상한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산업용 고객은 약 44만호로 전체 고객의 1.7%이지만 전체 전력 사용량은 절반이 넘는 53.2%를 차지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한 상태로 전기요금을 올리기 위해서는 다른 전기요금 구성 요소인 전력량 요금, 기후환경요금 등을 조정하면 된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연료비 조정요금의 기준이 된다.

다만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전기요금 등 민생 현안 논의가 멈춰선 걸 고려하면 결국 2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전기요금 인상은 지난 2023년 5월 이후 사실상 멈춰 섰다. 지난해 10월 산업용 전기요금만 소폭 인상됐으며, 주택용·일반용 전기요금 모두 8개 분기째 동결 기조가 유지 중이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되는 주택용 전기요금과 자영업자들이 사용하는 일반용 전기요금 등 민생 관련 공공요금을 올리기엔 정치적 동력이 부족해서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27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한전 협력업체에서 관계자가 8월분 전기요금 고지서 발송작업을 하고 있다. 2024.08.27.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27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한전 협력업체에서 관계자가 8월분 전기요금 고지서  발송작업을 하고 있다.  2024.08.27. jtk@newsis.com




전기요금 동결 상태가 장기화할수록 한전의 재무 구조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 2021년부터 누적된 한전의 적자는 지난해 말 기준 34조7000억원이다. 이에 부채 규모 역시 205조원181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업 투자 여력이 떨어지게 되자 본연의 업무인 전력망 구축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현행법상 우리나라에서 송배전 사업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업자는 한전뿐이다.

앞서 한전은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을 통해 56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오는 2036년까지 송전선로와 변전소를 각각 60%와 40%를 확충해야 해서다.

동해안 지역의 대형 원전과 호남 지역의 태양광 발전소들이 빠르게 조성되며 전력 생산이 급증한 상황을 반영했다.
송전탑

송전탑



문제는 전력을 수요지인 수도권까지 보내기 위한 전력망 건설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력은 수요와 공급이 실시간으로 일치해야 한다. 수요나 공급이 갑작스럽게 많아질 경우 전력망에 큰 부하가 걸릴 수 있다.

이에 전력 당국은 과잉 공급을 막고자 발전사들에게 멀쩡한 발전소를 가동하지 못하도록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민간 석탄화력발전사들은 한전의 전력망 건설 지연으로 손실을 보고 있다며, 공정위에 한전을 제소할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동해안 지역 민간 발전사의 애로사항을 적극 청취해 불합리한 제도가 있다면 정부, 전력거래소 등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동해안-수도권 연계 송전선로가 조속히 건설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지난해 한국전력공사의 영업손실이 32조6034억원을 기록하면서 대표적인 에너지 공공요금인 전기료 인상 압박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본부의 모습. 2023.02.27.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지난해 한국전력공사의 영업손실이 32조6034억원을 기록하면서 대표적인 에너지 공공요금인 전기료 인상 압박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본부의 모습. 2023.02.27. suncho21@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charming@newsis.com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