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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FDA 신약승인 또 실패한 HLB…가장 큰 손실은 '신뢰'

등록 2025.03.22 11:01:00수정 2025.03.22 1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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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파트너사의 제조 공정 추가 보완 요구

"5월 보완서류 제출…빠르면 7월 허가 기대"

[서울=뉴시스] HLB그룹 진양곤 회장이 21일 회사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고 있다. (사진=HLB 유튜브 영상 캡처) 2025.03.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HLB그룹 진양곤 회장이 21일 회사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고 있다.  (사진=HLB 유튜브 영상 캡처) 2025.03.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시장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았던 HLB 간암 신약의 미국 승인이 다시 한 번 불발됐다.

복제약 출시의 위협을 받게 되는 '특허 만료'가 10년도 안 남은 상황에서, HLB가 재도전 의지로 미국 장벽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HLB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이 회사 간암 신약에 대해 다시 한 번 보완요청서(CRL)를 발급해, 미비점에 대한 추가 보완이 필요하게 됐다.

HLB는 자사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미국에서 간암 1차 치료제로 허가받기 위해 추진해왔다. 작년 5월 첫 허가 신청에서도 허가가 불발됐는데, 당시 FDA는 항서제약 캄렐리주맙의 CMC(제조품질관리)에 대한 CRL을 발급했다.

이번에도 보완 요청 사유는 캄렐리주맙 공장의 제조품질관리 지적사항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보완요청서 상에는 미비점이 적시 안 돼 명확하지 않지만, 지난 1월 FDA의 캄렐리주맙 생산시설 실사에서 나왔던 지적사항 3가지 중에 해당할 것으로 HLB는 예상했다. 당시 HLB는 3가지 모두 경미한 내용으로, 충분히 해소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회사가 밝힌 3가지 지적사항은 운영 절차 프로토콜 관련이다. ▲미생물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멸균 프로토콜이 충분치 않거나 준수되지 않는다는 점(무균 공정 시스템 설비, 환경오염 물질 모니터링) ▲의약품 품질보증을 위한 적절한 유관검사 절차 미확립 ▲컴퓨터 관련 시스템을 자동화하지 않거나 전자장비 정기적 점검 미충족이다.

한용해 HLB그룹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이 중 첫 번째 지적사항인 멸균 프로토콜 관련이 중요한 내용으로 여겨진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미흡한지는 항서제약이 FDA에 공식 서한(PAL)을 보내면 2~3주내 그 답변을 받아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적사항의 경중을 볼 때, 5월에 보완서류를 내 빠르면 7월에 허가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진양곤 그룹 회장은 "지난해 1차 CRL의 지적사항은 10개, 이번에는 3개로 양·질적 측면에서 경미하다고 판단했다"며 "미비점을 2~3주 내 파악하면 항서제약이 1개월 내 보완 준비를 마칠 것이고, 5월 중 보완서류를 제출해 클래스1(Class1)로 분류된다면 2개월 걸리므로 이르면 7월에는 결정날 것이다. 최악의 경우 심사기간이 6개월로 정해져, 11월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미중 갈등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봤다.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모두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진 회장은 "지난 달까지도 중국 바이오 회사가 개발하고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약이 줄줄이 FDA에서 승인받았다"며 "미중 갈등 영향은 없다고 단언한다"고 말했다.

간암 신약 시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의 면역항암제 조합인 '여보이·옵디보' 병용요법이 조만간 승인받는다면 선점에서 밀리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진 회장은 "다음 달에 옵디보·여보이가 FDA에서 승인받는다면 우리의 시장 진출이 늦어질 순 있으나 뛰어난 임상 데이터 등의 차별성 때문에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LB는 2034년이면 만료되는 리보세라닙의 특허 기간을 고려해, 지적사항이 나오더라도 이미 임상 데이터가 많은 캄렐리주맙과의 병용요법을 빨리 허가받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의약품청에도 오는 7월 허가신청을 낼 계획이다.

한편, HLB의 리보세라닙 상업화 추진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자회사 엘레바가 미국 어드벤첸 연구소로부터 리보세라닙 글로벌 판권(중국 제외)을 인수하며 시작됐다. HLB는 리보세라닙 글로벌 특허권을, 중국 판권은 항서제약이 확보하고 있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환자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23.8개월로 집계되며, HLB는 2023년 5월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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