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통했다' 차준환 "지난 시즌 좋은 느낌 받고 싶어 프리 교체"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7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72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 선수권대회 겸 평창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싱글 1그룹에서 차준환이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차준환은 1, 2, 3차전 총점 684.23을 기록, 평창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8.01.07. photocdj@newsis.com
대역전극에 성공하면서 '맏형' 이준형(22·단국대)을 제치고 평창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것.
차준환은 7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평창올림픽 국가대표 3차 선발전을 겸해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 챔피언십 2018(제72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68.80점을 획득, 전날 쇼트프로그램(84.05점)과 합해 총 252.65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기술점수(TES) 87.76점, 예술점수(PCS) 80.84점을 얻었다.
1, 2차 선발전까지 합계 점수 순위에서 2위였던 차준환은 이번 대회에서의 선전으로 1~3차 선발전 합계 684.23점을 기록, 이준형을 2.13점 차로 제치고 대역전극을 일구는데 성공했다.
그야말로 대역전극이었다. 마지막 선발전에서 27.54점의 점수차를 뒤집었다.
한국 피겨가 확보한 평창올림픽 남자 싱글 출전권은 단 한 장이었다.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김진서(22·한국체대)가 출전권 확보에 실패한 탓에 지난해 7월 1차 선발전에서 1위에 오른 이준형이 지난해 9월 마지막 올림픽 자격 대회인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 트로피에 나서 자력으로 출전권을 확보했다.
평창올림픽 출전 유력 후보로 꼽힌 차준환과 이준형, 김진서가 한 장을 두고 경쟁을 시작한 가운데 차준환이 출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예상이었다.
셋 중 4회전 점프를 가장 안정적으로 구사했기 때문. 게다가 차준환은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2개 대회 연속 우승, 한국 피겨 남자 싱글 사상 최초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메달(3위), 2017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5위 등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뒤에는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차준환이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7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72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 선수권대회에서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는 남자 싱글 차준환이 인사하고 있다. 2018.01.07. photocdj@newsis.com
이로 인해 차준환은 1, 2차 선발전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 사이 이준형이 1차 선발전에서 228.72점, 2차 선발전에서 230.40점을 얻어 459.12점으로 선두로 나섰다. 차준환은 2차 선발전까지 합계 431.58점으로 2위였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이 2016년 10월 회장배 랭킹대회에서 기록한 국내 대회 남자 싱글 최고점(종전 242.22점)을 10.43점 끌어올리며 평창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차준환은 "연기를 마친 직후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비슷하다"며 "올림픽은 모든 선수들이 원하는 무대고, 꿈의 무대다. 올림픽에 가서도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보이고, 저의 스케이팅을 즐기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대회를 앞두고 부담이 없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털어버리려고 노력했다"며 "평창올림픽에 대해 최대한 생각하지 않고 이번 대회를 치렀다"고 설명했다.
사실 차준환이 마지막 선발전을 앞두고 띄운 승부수가 통했다고 볼 수 있다.
차준환은 마지막 선발전을 앞두고 프리스케이팅 곡을 교체했다. 2017~2018시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곡으로 구스타프 홀스트의 '더 플래닛'(The Planets)을 택했던 차준환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 시즌 프리스케이팅 곡인 '일 포스티노'(Il Postino)로 프리스케이팅 곡을 교체했다.
또 쇼트프로그램에서 1번,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차례 시도하던 4회전 점프도 프리스케이팅에서 1번만 뛰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7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72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 선수권대회 겸 평창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싱글 1그룹에서 차준환이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차준환은 1, 2, 3차전 총점 684.23을 기록, 평창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8.01.07. photocdj@newsis.com
4회전 점프를 줄인 것에 대해서는 "이번 대회 고득점을 위한 전략이기도 했지만, 부상 문제도 있었다. 더 이상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줄였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평창올림픽에서도 이번 대회와 똑같이 프로그램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차준환은 "부상이나 부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다.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대로 갈 것 같다"며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 평창올림픽에서도 일 포스티노를 프리스케이팅 곡으로 쓸 것 같다"고 밝혔다.
차준환은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만큼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 긴장도 되겠지만, 떨치고 모든 요소를 잘 하고 싶다"며 "연습한 것을 모두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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