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 잇딴 선거 패배에…"기시다 총리 자발적 사임 기대 목소리도"
"스가 前총리와 같은 길 가나" "아소 정권 말기 같아" 지적도
[서울=AP·교도/뉴시스]지난달 중의원(하원) 보궐선거에 이어 시즈오카(静岡)현 지사 선거에서도 집권 자민당이 패배하자 자민당 총재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를 내세우고는 선거를 치르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기시다 총리가 지난 26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2024.05.28.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지난달 중의원(하원) 보궐선거에 이어 시즈오카(静岡)현 지사 선거에서도 집권 자민당이 패배하자 당내에서 총재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를 내세우고는 선거를 치르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6일 시즈오카현 지사 선거에서 자민당 추천 후보가 패배하면서 당에 대한 역풍이 선명해졌다고 전했다.
신문은 "기시다 총리를 '선거의 얼굴'로 내세워 중의원 선거에 나서는 것을 당내에서 불안시하고 조기 중의원 해산을 회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자민당은 지난 26일 치러진 시즈오카현 지사 선거, 히로시마(広島)현 후추조(府中町) 조초(町長) 선거, 도쿄(東京)도 메구로(目黒)구의회 의원 보궐선거에서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다.
기시다 총리는 27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선거 결과를 확실하게 분석하고 정치 개혁 비롯해 국정을 앞으로 진전시킬 때 (선거 결과를) 살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의원 해산, 총선거에 대해서는 "미룰 수 없는 과제에 전념해 결과를 내는 데 전력을 다 하겠다. 그 이외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지통신은 "자민당 내에서 (기시다) 총리의 자발적인 사임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새어 나온다"고 보도했다.
한 자민당의 각료 경험자는 통신에 "(기시다) 총리를 선거의 얼굴로 할 수 없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자발적으로 그만두시는 게 좋을텐데"라고 밝혔다.
과거 퇴진했던 전 총리들의 말로와 비교하는 이야기도 나온다.
[도쿄=AP/뉴시스] 2021년 9월 기시다 후미오(오른쪽) 총리가 도쿄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의 승자로 발표된 후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함께 자축하고 있다. 당시 기시다 총리는 총재 후보였으며 스가 전 총리는 총리였다. 2024.05.28.
2021년 자민당이 보궐 선거, 재선거에서 모두 패배했다. 이후 스가 전 총리의 지역구가 있는 요코하마(横浜)의 시장 선거에서도 자민당이 패했다. 이에 같은 해 스가 전 총리는 총재 선거 출마를 포기하고 총리 자리에서 내려왔다.
기시다 총리의 선거구는 히로시마에 있으며, 이번 히로시마현 후추조 조초 선거에서 자민당이 패했다.
한 각료 경험자는 신문에 "(기시다) 총재가 매듭을 지어야 한다"며 기시다 총리의 퇴임 결단을 촉구했다.
다른 자민당 중견 의원은 아사히신문에 현재 상황이 "아소 다로(麻生太郞) 정권 말기 무렵 분위기와 닮아있다"며 "그 때는 지방 선거가 정권의 숨통을 끊어가는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아소 정권이었던 2009년 시즈오카현 지사 선거에서도 자민당이 패배했다. 이 패배 약 2주 후 중의원을 해산했다. 중의원 선거 결과 자민당은 집권당에서 물러나야 했으며 당시 민주당이 정권을 꾸리게 됐다.
이 의원은 "정권 교체를 막을 수 있다면 (기시다) 총리의 퇴진도 어쩔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민당 기시다파의 의원조차 아사히에 "기시다 정권은 이제 안되는 게 아니냐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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