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더 깎을 수 있다"는 민주당…협상 위한 압박용 카드?
우원식 의장 10일까지 여야에 추가 협상 주문
민주당, 필요 시 '예산안 추가 삭감' 엄포
"증액 받아내기 위한 협상용 카드"라는 분석도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우원식 국회 의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14차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12.02. [email protected]
3일 복수의 야당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은 정부·여당과의 협상 여지를 열어두면서도 동시에 '내년도 예산안 추가 감액'이라는 강경책을 검토하고 있다. 필요 시 지난달 29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처리한 '감액 예산안'에서 일부 항목을 더 삭감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현재 정부 예비비(예상치 못한 지출·긴급한 상황에 대비해 미리 책정하는 자금)를 2조4000억원 정도 깎았는데 그래도 (필요하면) 더 깎을 수 있다"며 "예비비를 깎아도 여유분이 있고, 재해가 발생해도 (쓸 수 있는) 기금이 있다. (민주당이 더 깎아도) 추가경정예산을 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나"라고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의 한 민주당 의원도 "집행률이 낮은 사업을 더 감액할 수 있다"며 "추가로 증액하거나 감액할 부분은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1차적으로) 다 봤던 부분이다. 정부·여당이 더 협상을 안 하겠다고 하면 우리는 (추가 감액) 카드를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예비비 추가 삭감 외에도 여당이 반발하고 있는 특수활동비 삭감을 고수하며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2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쌈짓돈이 없다고 민생이 마비되나"라며 "권력기관 쌈짓돈 말고는 예비비도 예년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뺄 것만 뺐는데 살림을 못 한다는 건 원안이 부실했다는 고백이거나 거짓 엄살"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여야의 내년도 예산안 협상은 '치킨 게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다. 만약 여야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면 우원식 국회의장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오는 10일 감액만 반영한 현재의 예산안 상정을 강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민주당이 '추가 감액 예산안' 등을 고리로 정부·여당으로부터 핵심 사업에 대한 증액안을 받아내는 시나리오도 예상할 수 있다. 예산 증액은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감액은 국회 단독으로 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최대한 활용해 증액 사업을 받아내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표면상으로 '추가 감액'을 얘기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금은 협상을 할 단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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