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치' 당하는 차주들…"전기차 탄다고 예비 살인마라네요"
아파트 입주민들, 전기차주라는 이유만으로 막말 쏟아내
전기차 주차 곳곳서 갈등…'전기차 출입금지' 안내문 걸려
서울시·충남도, '충전 제한' 전기차만 지하 주차 가능하도록 추진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1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주차장 입구에 외부 전기차 지하주차장 출입 금지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2024.08.13. [email protected]
14일 전기차주들이 활동하는 한 온라인 동호회에는 '산으로 가는 정책 때문에 입주민들끼리 개잡듯 싸우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전기차주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거주하는 아파트) 동에서 저 혼자 전기차를 타고 있다"며 "전기차를 탄다고 이렇게 까이는게 맞는 거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아파트 같은 동에 살고 있는 입주민들은 "전기차 타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자기들 편하고 돈 좀 아끼겠다고 남들 목숨을 담보로 잡는다. 예비 살인마나 다름이 없다"며 전기차주를 향해 막말을 쏟아냈다.
한 입주민이 "지하주차장에 전기차들 보면 다 쫓아내고 싶다. 이기적인 인간들이다"라고 비난하자 A씨는 "말씀이 너무 심하다"며 받아쳤다.
그러자 또다른 입주민이 "반박하지 말고 전기차 타면 그냥 조용히 계셔라"며 "민폐끼치고 다니면서 반박하고 싶냐"고 황당한 발언을 했다.
소식을 접한 같은 동호회 소속 회원들은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 전기차 사는데 돈 보태준 것도 아니잖나", "인간성이 쓰레기다", "말이 너무 심하다", "(내연기관차) 당신들은 지구에 민폐 끼치지 말고 그냥 걸어다녀라", "차종 물어보고 화재건수 하나라도 있으면 같이 퇴출하자고 해야 한다" 등 막말을 한 입주민들을 비판했다.
다만 이들도 "저도 (전기차주라서) 요새 눈치보여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하이브리드로 가고 싶다" 등 비슷한 고충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면서 전기차 안전성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3일 인천 남동구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 입구에 전기자동차 입차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4.08.13. [email protected]
기존 입주민 차량까지는 막지 못하더라도 신규 전기차 등록을 막는 아파트가 있는 한편, 외부 전기차 출입을 금지한다는 현수막을 내건 아파트도 생겨났다.
또 지난 13일 인천 남동구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 입구에는 '전기차 지하주차장 출입금지' 안내문이 걸리기도 했다.
한편 서울시는 배터리 잔량 90% 이하로만 충전할 수 있도록 제한된 전기차만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들어갈 수 있게 권고할 예정이다. 충청남도도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 전기차 충전율을 90%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전기차 제조업체에 '국내에서 판매하는 모든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를 스스로 공개하라'고 권고하기로 했다. 과충전 방지 장치가 없는 충전기에 대해선 대당 최대 500만원을 주는 예산 지원을 중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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