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들도 '각자도생'…드루킹, '악재' 속 심경 변화 있나
특검 수사 초기엔 비교적 협조적 태도
1심 선고 연기…합의부서 다시 재판
노회찬 사망 이후 경공모 진술 변화
변호인 다시 선임 등 태도 변화 주목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드루킹 김모씨가 특검팀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2018.07.28. [email protected]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은 최근 드루킹의 진술 및 태도 변화를 인지하면서 수사 상황을 전개하고 있다.
앞서 드루킹은 특검 수사 초기 비교적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특검팀에 자신이 숨겼던 USB(이동식 저장장치)를 자진해서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드루킹은 재판 및 수사 상황이 본인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자 그간 특검 조사에서 보였던 태도에 일부 변화를 준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드루킹은 검찰이 기소했던 업무방해 혐의 1심 재판의 조속한 종결을 기대했다. 이 재판은 지난 25일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었으나 검찰과 특검팀이 변론 재개를 요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합의부에서 재판이 다시 진행되게 됐다.
애초 일각에서는 업무방해 혐의 법정형 상대적으로 무겁지 않은 점을 들며 드루킹 일당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될 수 있다는 추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특검팀이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혐의를 대폭 늘려 추가기소했고, 법원도 추가심리를 결정함에 따라 구속기한은 자연스레 연장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드루킹과 함께 수사 선상에 오른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이 '각자도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고인이 되는 등의 상황 변화가 경공모 측에 적잖은 심리적 부담감을 줬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특검사무실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8.07.23. [email protected]
특검팀의 첫 구속 수사 대상자인 '초뽀' 김모(43)씨와 '트렐로' 강모(47)씨 또한 특검팀의 조사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외 또 다른 경공모 회원들도 참고인 신분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는 게 특검팀 측 설명이다.
드루킹은 이 같은 상황 변화를 인식하듯 지난 28일 특검 소환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 선임 문제를 사유로 들었다는 것이다. 드루킹은 곧바로 사임 의사를 밝혔던 마준(40·변호사시험 1회) 변호사를 재선임하는 등 특검 수사에 대비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드루킹이 향후 상당한 태도 변화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드루킹은 현재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의혹을 전부 부인하거나 또는 모두 자백하는 등 태도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드루킹의 태도 변화와는 관계없이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드루킹이 수사에 협조적이든 비협조적이든 흔들리지 않고 수사할 것"이라며 "다른 사건 관련자를 통해 의혹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드루킹의 진술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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