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외무 "조성길 전 北외교관 딸, 작년 11월 北 송환됐다"(종합2보)
17세 고교생 딸, 조부모와 함께 살기 위해 북한행
라치 전 의원 "조 전 대사대리, 장애 있는 딸 버렸다"
【서울=AP/뉴시스】국가정보원은 3일 조성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망명설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초 공관을 이탈해 부부가 함께 잠적했다"고 밝혔다.사진은 지난해 3월20일 조성길(오른쪽 두 번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이탈리아 산피에트로디펠레토에서 열린 문화 행사에서 '로베레토 자유의 종'을 들고 있는 모습. 2019.01.03.
【서울=뉴시스】이현주·양소리 기자 = 이탈리아 외교부는 20일(현지시간)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딸이 지난해 11월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발표했다. 조 전 대사대리는 작년 11월 부인과 함께 잠적했을 당시 딸을 동행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딸이 장애인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은 조부모와 함께 머물기 위해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2018년 11월14일 대사관의 여성 직원 몇 명과 함께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북한은 작년 12월5일 이탈리아 당국에 소환 통지문을 보냈다. 이는 조 전 대사대리와 그의 아내가 대사관을 떠난 지 21일되는 시점이다.
ANSA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은 17세의 고등학생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대사대리의 자녀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2015년 조 전 대사대리가 3등 서기관으로 이탈리아 대사관에 부임했을 당시 동행한 자녀는 1명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보통 해외에 파견된 외교관들의 자녀 중 한 명을 북한에 남겨두도록 하고 있다. 다만 북한 지도부에 충성스러운 사람으로 분류되는 매우 소수는 예외로 한다.
【로마=AP/뉴시스】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북한대사관 현관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사관'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다. 대한민국 국가정보원은 3일 조성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망명설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초 공관을 이탈해 부부가 함께 잠적했다"고 밝혔다. 2019.01.03.
이탈리아 정부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탈리아 집권 정당인 '오성운동' 소속의 만리오 디 스테파노 외교차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건을 전대미문의 엄중함으로 다뤄야 한다며 "이탈리아는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을 보호해야 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세계 최악의 정권 가운데 하나로부터 고문을 당하고 있을 것이다"며 "책임자는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성운동 소속의 마리아 에데라 스파도니 하원 부의장은 "북한 정보기관이 이탈리아 영토에서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을 압송했다. 이는 심각한 사건이다"며 정보기관을 담당하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을 향해 "가능한 한 빨리 의회에 관련 내용을 보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성운동 중진 의원들은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강제 송환 됐다는 추측이 사실일 경우,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인권탄압 사건으로 간주하고 연립정부 파트너인 극우정당 '동맹'과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탈리아의 대북 관련 외교전문가인 안토니오 라치 전 상원의원은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강제 소환됐다는 보도는 억측이라고 설명했다.
AdnKronos의 보도에 따르면 라치 전 의원은 조 전 대사대리 부부가 딸을 두고 떠난 것에 대해 비난하며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은 장애가 있다. 파렴치한 부부가 장애를 지닌 미성년 딸을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전 대사 대리의 딸은 이제 안전하다. 그는 평양에서 조부모의 돌봄을 받고 있다"며 "딸이 조부모에게 돌아간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조 전 대사대리는 이탈리아에서의 임기를 마치기 직전인 작년 11월 부인과 함께 행방을 감췄다. 당시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조 전 대사대리가 이탈리아의 정보기관의 보호 하에 제3 서방 국가로의 망명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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