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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고 자사고 유지' 교육부-전북교육청 헌재서 만나나

등록 2019.07.26 17: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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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 권한쟁의 심판 청구 여부 관심

교육감 평가 재량권 범위가 주요쟁점

교육부 "법규 어긴 자치권 인정 안돼"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26일 전북 전주시 전라북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정옥희 전북교육청 대변인이 교육부의 상산고등학교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 부동의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07.26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26일 전북 전주시 전라북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정옥희 전북교육청 대변인이 교육부의 상산고등학교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 부동의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교육부가 전북교육청의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을 뒤집어 '부동의' 결정을 내리자 전북교육청은 즉각 법적대응을 시사하며 정면충돌을 예고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예고한 것처럼 헌법재판소(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할 경우 평가에서 교육감의 재량권 범위가 가장 핵심이 될 전망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2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부칙이 상산고를 포함한 구(舊) 자립형사립고의 사회통합전형 선발지율 적용을 제외한다고 명시했음에도 정량지표로 반영한 것은 재량권 일탈 또는 남용에 해당해 위법하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이례적으로 '위법'이라는 표현을 쓴 점에 대해 "건조하게 법적인 용어를 사용한 것"이라며 "여러 회의를 통해 전북교육청에 (지표 우려를) 알린 만큼 이해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북교육청은 교육부 발표 직후 "실망이라는 단어로도 다 표현할 수 없이 참담하다"면서 "오늘의 이 결정으로 잃은 것들은 회복 불가능할 것이며 교육부는 중요한 신뢰파트너를 잃었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고 반발했다.

전북교육청은 또 "법률적 검토를 거친 후 향후 법적대응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일찍이 교육부가 부동의 결정을 내릴 경우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고려하겠다는 뜻을 공표한 바 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역시 교육부가 8개 자사고 취소에 부동의하면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한쟁의 심판은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 다툼이 있을 경우 해당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헌재에 판결을 청구하는 제도다. 청구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6개월(180일) 이내에 제기할 수 있다.

만약 전북교육청이 내년도 고입시행계획이 확정되는 9월6일 전 교육부 결정에 대해 가처분효력정지 등을 제기할 경우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또는 취소 여부가 유보될 수 있다. 자사고 지위가 향후 5년간 유지되는지 취소될 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하반기 학생을 모집하게 된다는 얘기다.

김 교육감은 지난 2010년에도 교육과학기술부가 익산 남성고와 군산중앙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와 관련해 시정명령을 내리자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상대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으나 각하됐다. 시정명령의 효력이 이미 상실된 후였기 때문이다.

2012년에는 학생인권조례를 두고 서울교육감과 교육부 간 권한쟁의심판이 제기됐다. 당시 이주호 전 교과부 장관은 서울시의회가 통과시킨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재의를 요구했다. 그러나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이 조례를 공포하자 교육부는 "재의요구 요청권을 침해당했다"며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2013년 헌재는 서울교육청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심판에서는 재량권에 대한 해석이 쟁점이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따라 자사고 재지정평가는 교육감의 권한이다. 상산고의 기준점수가 다른 시도(70점)보다 10점 높은 80점으로 설정돼 논란이 됐음에도 교육부는 "교육감 재량권 범위 안에 든다"고 봤다.

전북교육청은 또한 평가 권한이 교육부의 판단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국가의 부작위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2014~2015년 1기 평가 당시에도 교육부가 자사고 지정 취소에 모두 부동의 결정을 내린 바 있기 때문에 '장관 동의권'에 대한 합당성이 심판에서 다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육부는 전북교육청이 상산고의 사회통합전형비율을 정량평가한 데 대해 "위법소지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부칙상 상산고는 구 자립형사립고에서 전환된 자사고이기 때문에 입학정원 20%를 선발해야 한다는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이례적으로 교육청 결정에 '위법'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권한쟁의 심판으로 이어지더라도 명확한 결정 근거를 제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차관도 이날 브리핑 후 이어진 질의응답을 통해 "교육자치도 법령과 조례·규정을 어기면서 할 수는 없다"며 "법률자문을 요청한 법무법인 2곳과 법무관리공단에서도 공통된 자문을 해왔다"고 쐐기를 박았다.

교육부 장관 자문기구인 '특목고 등 지정위원회'(지정위) 회의 내용 등이 도마 위에 오를 지 여부도 변수다. 교육부는 상산고 자사고 지정취소 부동의 결정이 지난 25일 열린 지정위 자문결과와 "일치한다"면서도 지정위원들이 만장일치했는지, 의견이 갈려 투표를 진행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비공개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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