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그린란드에 눈독들인 진짜 이유?…中 이외 최대 희토류 매장
중국 외 최대규모 희토류 생산지로 주목
중국, 호주 광산기업들 이미 현지 진출
자원과 지정학적 가치, 약 1332조원으로 추정
【우페르나비크(그린란드)=AP/뉴시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8일(현지시간) "부동산 매입에 대해 잘 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의 검토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15년 촬영한 그린란드 서부 부페르나비크의 풍경. 2019.8.19.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느닷없이 남의나라 땅인 그린란드 매입에 관심을 나타낸 이면에는 지정학적인 가치 뿐만 아니라 그린란드에 매장된 막대한 양의 희토류에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구상에서 가장 외딴 곳 중 하나인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그토록 관심을 갖는 이유로 희토류를 지목했다.
그린란드 남서부에 위치한 크바네펠드 광산은 희토류 생산지로 이미 유명하다. 이 지역에는 최소 1000만t 이상의 광물질이 매장돼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곳이 중국 이외에 최대규모 희토류 생산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바네펠드 광산은 2007년부터 호주 광산업체인 그린란드 미네랄스가 개발 중인데, 이 회사의 지분 11%는 중국 기업 성허그룹이 가지고 있다. 중국도 이미 그린란드 희토류의 가치를 알고 있고, 이미 사실상 현지에 진출해 있는 것.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린란드의 광물자원과 지정학적 가치를 약 1조1000억 달러(약1332조원)로 추정하기도 했다. 그린란드에는 희토류 뿐만 아니라 철광석, 아연, 납, 우라늄, 다이아몬드, 루비, 핑크사파이어, 원유 등도 다량 매장돼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기후온난화로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으면, 개발가능한 엄청난 땅이 생길 수도 있다.
그린란드와 덴마크도 물론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혹독한 기후로 인해 개발이 어렵고, 개발이 이뤄지더라도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린란드는 천연자원 외에도 지정학적 가치가 큰 곳이다. 미 관리들은 그린란드가 미국의 국가안보에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현재 덴마크와의 방위협정에 따라 그린란드 최북단에 위치한 툴레 공군기지를 사실상 무제한 사용하고 있다. 툴레 공군기지에는 미 미사일조기경보시스템에 이용되는 레이더들이 설치돼 있으며 미 공군 우주사령부와 북미방공사령부도 툴레 기지를 이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또다시 그린란드 매입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전략적으로 흥미롭다. 근본적으로 거대한 부동산 거래다"라고 말한 것. 그러면서 그린란드를 자치령으로 두고 있는 덴마크의 부담을 지적했다. 덴마크가 그린란드에 연간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해 납세자들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 납세자들을 설득하는 포인트로 그린란드에 대한 보조금 지급 이슈를 이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지적했다.
약 5만6000명이 거주하고 있는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으로 국내 문제들은 대부분 자치정부가 결정하고 있지만 외교와 안보 문제에는 덴마크가 개입하고 있다.200만㎢가 넘는 면적의 그린란드는 풍부한 천연자원에도 불구하고 매년 5억9100만 달러를 덴마크로부터 보조받고 있다. 이는 그린란드 예산의 약 60%이다.
한편 그린란드 외무부는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비즈니스에는 열려있지만, 그린란드는 판매용이 아니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역시 18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린란드는 팔려고 내놓은 물건이 아니다"며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 검토가 심각한 일이 아니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린란드는 덴마크가 소유한 것이 아니다. 그린란드는 그린란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월 2~3일 덴마크를 국빈방문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프레데릭센 총리와 킴 키엘슨 그린란드 총리를 만나 매입 문제를 의제로 올릴지 여부가 주목된다. 덴마크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국빈방문을 취소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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