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는 배송에 달렸다"…'풀필먼트'에 꽂힌 글로벌 이커머스사들
판매자는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물류에 신경 쓰지 않고 기획, 제조, 마케팅 등 본업에 집중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과 외형 확대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26일 IT 업계와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미국은 아마존을 중심으로 풀필먼트 투자가 활발하다. 아마존은 FBA(Fulfillment by Amazon: 아마존 창고에서 바로 배송)를 통해 2일 배송을 넘어 1일, 당일 배송에 대한 투자가 확대 중이다. 아마존은 현재 미국 내에 약 170개의 풀필먼트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아마존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풀필먼트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도입한 것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의 대표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도 풀필먼트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중국 택배사 중 하나인 윈다(Yunda)의 지분 10% 인수를 추진 중이다. 알리바바는 물류 자회사인 차이냐오(비상장)뿐만 아니라 중국 상위 택배사 중 4개 (ZTO·YTO·BEST·STO)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윈다 지분 인수 시 상위 택배 5개사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게 된다.
일본의 1위 이커머스 사업자 라쿠텐은 전자상거래 강화 전략인 ‘원 딜리버리(One Delivery)’ 비전을 통해 물류 서비스를 개선 중이다. 이를 위해 풀필먼트 서비스인 ‘슈퍼로지스틱스’와 택배업인 ‘익스프레스’의 커버리지 확대를 추진 중이다.
라쿠텐은 원 딜리버리를 통해 가맹점에는 차별화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개선된 배송 서비스를 경험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라쿠텐이 풀필먼트 서비스 투자에 전향적으로 나서는 것은 미국에서의 성공적인 풀필먼트 전략을 일본에서 재현하고 있는 아마존 재팬과의 경쟁에서 맞서기 위함이다.
일본 야후재팬도 물류기업 '야마토'와 판매자를 대상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공개했으며, 오는 6월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커머스업계의 메기로 불리는 쿠팡은 일찍부터 '로켓배송' 등 일찍부터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에 나서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최대 인터넷업체 네이버는 지난 23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다양한 물류 협력사와 손잡고 쇼핑 서비스에 대한 물류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판매자들도 '쿠팡'처럼 물건을 빠르게 배송할 수 있도록 지원해 쇼핑 플랫폼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네이버쇼핑 '브랜드스토어'에 입점한 LG생활건강이 오후 11시 30분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24시간 이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그 예다. 네이버는 또 위킵, 두손컴퍼니 등 풀필먼트 기업에 대한 투자도 단행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이커머스 기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풀필먼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풀필먼트가 콘텐츠, 가격 등의 요인보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차별화 경쟁력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용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풀필먼트가 플랫폼의 기능을 극대화하며 거래금액 성장과 매출 상승을 일으키는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며 "풀필먼트 기반의 차별화 배송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의 충성도를 개선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판매자 확보에도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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