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벨라루스상공에 핵능력 갖춘 폭격기 이틀 연속 파견
벨라루스정부 "폴란드군의 국경 배치에 동맹관계 보여준 것"
러시아 " 중동 난민은 서방책임, 유럽행 막지 말라"
[그로드노(벨라루스)=AP/뉴시스] 9일(현지시간) 벨라루스와 폴란드 국경 지대 그로드노에 난민들이 모여든 가운데 경찰들이 훼손된 철조망을 복구하고 있다. 2021.11.10.
벨라루스 국방부도 2대가 1조가된 러시아 Tu-160전략 폭격기들이 루자니 지역 사격권내에서 폭격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 곳은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60km 떨어진 동쪽 국경지대이다.
벨라루스 공군의 폭격기들도 합동 훈련에 참여해서 러시아기의 폭격을 방어하는 방어망을 무력화하는 시뮬레이션 작전을 실시했다고 벨라루스 국방부는 밝혔다.
이 번 작전은 이틀동안 두 차례 연속해서 러시아가 핵능력을 갖춘 폭격기들을 벨라루스 상공에 투입한 것이다.
11일 투입된 러시아의 Tu-22M3 폭격기들은 2대가 1조로 비행하는 장거리 폭격기로 전날과 비슷한 정찰비행을 실시했고 벨라루스 공군의 방어망은 이들의 폭격을 저지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이런 형태의 러시아 폭격기 훈련 비행이 앞으로 정기적으로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이번 폭격기 비행이 동맹국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며 폭격기들은 벨라루스 상공에서 4시간 반 동안 머물렀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번 비행은 순찰비행이고 특정 제3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U와 미국 등은 지난 5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반정부 언론인 체포를 위해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킨 데 대해 강력 규탄하며 제재를 가했다.
벨라루스는 이에 대한 보복 일환으로 중동 등 출신 난민들의 EU행을 막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이후 폴란드·리투아니아 등 인접국으로 난민을 밀어내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에는 난민 수천명이 몰려 폴란드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고, 폴란드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국경 경비 병력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정부는 대부분 중동에서 온 이 난민들을 두고 폴란드와 대치중인 벨라루스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하기 위해 군사작전을 펼치고 있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11일 오히려 폴란드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 폴란드가 "전례없이 국경의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이민 입국을 막기 위해 1만5000명의 병력과 탱크, 공군기 등 첨단 군 자산을 국경에 집중시킨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벨라루스군은 " 폴란드군은 현재 공격부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벨라루스와 러시아는 동맹관계에 명시된 기존의 모든 합의와 전략적 행동 범위내에서 양국이 모두 독립적으로 행동을 취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정치적 군사적 동맹관계를 유지해왔고, 루카셴코는 나토군의 '공격적인 작전'에 맞서서 두 나라가 군사적 협력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해왔다.
1994년부터 장기집권하고 있는 그는 11일에도 "러시아 폭격기 출동은 폴란드- 벨라루스 국경의 긴장 상태에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적들이 비명을 지르건 고함을 치건 상관없다. 이번 러시아기는 핵탑재가 가능한 폭격기들이고, 우리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그는 위협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의 대외협력 책임자였던 은퇴한 레오니드 이바쇼프장군은 이번 사태에 대해 러시아 폭격기들이 투입된 것은 벨라루스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지지 표시라고 말했다.
"이번 공군작전은 지역 군사충돌이 큰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우리가 준비되어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러시아는 이번 난민 사태가 서방국가들이 중동지역의 안정을 해친 결과인만큼 유럽에 피난하려는 이민과 난민들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폴란드-벨라루스 국경 양쪽에 두 나라의 군대 수천명이 배치되어 있다면서 " 유럽인 가운데 제 정신이라면 이에 대한 깊은 우려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