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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똥이 와도, 명절 연휴에도 달린다…기관사에 필요한 건?”

등록 2024.07.02 01:00:00수정 2024.07.02 05: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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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이번 역은 요절복통 지하세계입니다

[서울=뉴시스] 이번 역은 요절복통 지하세계입니다(사진=이야기장수 제공) 2024.07.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번 역은 요절복통 지하세계입니다(사진=이야기장수 제공) 2024.07.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용하다는 지사제를 상비하고 기관사들끼리 일명 '똥대기'라 불리는 대기 기관사를 두지만 위기는 언제나 찾아온다.

달리는 지하철 속 고독한 운전실에서 기관사들은 과연 어떤 결단을 내릴까.

"한 번 타면 2시간30분은 족히 내달려야 하는 열차 운전실에서 기관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이 다름 아닌 '대장관리'다"

책 '이번 역은 요절복통 지하세계입니다'는 부산 지하철 2호선 기관사인 이도훈 기관사의 삶과 애환이 담겼다.

“급똥이 와도, 명절 연휴에도 우리는 달린다”는 저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위협받는 거대한 고통을 겪으며 바라보는 앞풍경에는 끊임없는 어두운 철길과 터널이 펼쳐진다"며 "이 지옥이 끝나지 않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고 내 삶에 잘못이 있었던 건 아닌지 돌아볼 시간을 갖게 된다"고 고백한다.

그는 또한 "급똥과의 사투를 벌인 기관사에게는 이러한 이유로 분명 어떠한 내적 성숙이 일어난다"고 했다.

한편 비 오는 날에는 지하철 빌런들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승강장에선 펜싱꿈나무들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펜싱꿈나무들은 닫혀가는 출입문에 우산을 꽂아 넣고 기관사들은 이를 방어하고 정시 운행을 사수하기 위해 분투한다.

매일 지하철 출입문을 약 3744번 여닫으며 7년간 부산시를 누빈 그는 "처음에는 내가 우연히 그날만 독특한 승객들을 만난 것뿐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이제는 세상에 내가 생각지 못한 독특한 승객들만이 존재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이 열차에는 빌런과 히어로가 타고 있습니다."

저자는 "불금, 불토만 되면 '불꽃같이 구토'를 하는 취객이 있다"면서도 "민원이 들어오는 즉시 지하철 청소 여사님이 역에 정차하는 순간 등장해 기적 같은 속도로 토사물을 치워낸다"고 영웅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평범한 소시민들과 비슷한 에세이들에 지친 독자들에게 당당히 '지하세계로의 초대장'을 건넨다.

"이번 역은 요절복통 지하세계입니다. 초대를 받아들이실 승객께서는 책장을 넘겨주시기 바랍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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