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 하면 1억 줍니다"…과로 조장하는 中 보험 논란
[서울=뉴시스] 2일 샤오샹 모닝 헤럴드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중국 핑안보험은 '996 열정근무 걱정제로 보험'을 출시했다. (사진= 뉴시스DB)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중국의 한 대형 보험사가 '996 근무자 전용 보험'을 출시해 과로 근무 문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일 샤오샹 모닝 헤럴드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중국 핑안보험은 '996 열정근무 걱정제로 보험'을 출시했다.
'996 근무'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일하는 것을 뜻한다. 이를 내세운 해당 보험 상품은 과로사 또는 사고와 관련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으로, 연간 보험료는 최소 18위안(약 3200원)이다. 보험 가입자가 과로나 사고로 인해 사망할 경우 최대 60만 위안(약 1억70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보험사 측이 공개한 광고에는 "야근이 두렵지 않다. 늦은 밤까지 일하는 당신의 꿈을 위해 보험에 가입하라"는 문구와 함께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까지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 직장인의 모습이 담겼다.
광고가 공개되자 한 보험설계사는 "돌연사나 사고에 대한 보장은 일반적이지만, 이 광고는 996과 같은 불합리한 초과근무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핑안보험 고객서비스 담당자는 "해당 상품은 타 보험사와 협력해 출시했으며, 현재 자사 플랫폼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대신 기업을 대상으로 한 단체보험 상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직원 10명당 연간 3500위안(약 62만원)의 보험료로 돌연사와 의료사고 등을 보장한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극단적 근무 형태를 일컫는 '996'은 앞서 2021년 중국 최고인민법원과 인력자원사회보장부가 연장근무 시간 상한에 관한 법률을 엄중히 위반한다는 사유로 불법으로 규정했지만,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특히 IT 기업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만연해 있는데 심지어 올해부터는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 CATL(宁德时代·닝더스다이)가 996 근무를 뛰어 넘어 주 6일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근무하는 '896 근무제'를 시행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해 중국 직장인들의 주당 평균 노동 시간 역시 20년 만에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5월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같은 해 4월 노동자들의 주당 노동시간은 48.8시간으로, 2003년 주당 노동시간을 집계한 이래 최장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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