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총 소지, 나 잡으면 500만원"…스스로 현상 수배 청년 왜?

"심심해서"

[서울=뉴시스] 1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산시성 친위안현에 사는 왕모씨는 지난달 11일 SNS에 자신의 사진과 함께 수배 명령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사진= 웨이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중국에서 한 남성이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자신의 체포영장을 제작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1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산시성 친위안현에 사는 왕모씨는 지난달 11일 SNS에 자신의 사진과 함께 수배 명령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해당 게시물에서 "지난달 10일 한 회사로부터 3000만 위안(약 54억원)을 갈취했다"며 "기관총과 총알 500발을 소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을 찾아내면 3만 위안(약 580만원)의 현상금을 주겠다고 주장했다.

특히 왕씨는 온라인상에서 중국의 유명 배우이자 가수인 '왕이보'의 이름을 도용해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경찰은 이튿날인 지난달 12일 온라인에서 '언제나 행운이 함께하길'이라는 뜻의 닉네임 '하오윈수이스요우'를 사용하는 왕씨의 글을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 몇 시간 만에 그를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왕씨는 해당 게시물에서 주장한 것과 달리 총기류나 실탄 등 불법 물품을 소지하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회사로부터 3000만 위안(약 54억원)을 갈취했다는 주장 역시 허위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왕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상생활에 권태를 느껴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허위 수배 명령을 만들어냈다고 진술했다.

그의 게시물은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35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2500개의 '좋아요'와 8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현지 경찰은 왕씨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형사강제조치'를 내렸다. 형사강제조치는 구금, 체포, 보석, 감시 거주 등 용의자의 개인적 자유를 제한하는 경찰 조치를 의미한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인터넷은 법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아니다. 이야기를 날조하는 것과 퍼뜨리는 것 모두 범죄 행위에 해당하며 유언비어를 꾸며내거나 퍼뜨리는 이는 누구든 법적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올해 뉴스에 나온 가장 어리석은 사람" "원하던 대로 진짜 경찰에 잡혔네" "왕이보 도용할 때부터 웃기긴 했다" "셀프로 수배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웃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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