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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세계 최초' 손상된 시력 회복 망막 치료제 개발

등록 2025.03.30 12:01:00수정 2025.03.30 1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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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교수팀, 망막 재생 억제 프록스원 단백질 차단

망막색소변성증 생쥐 신경 재생 유도·시력 회복 입증

㈜셀리아즈 통해 퇴행성망막질환 치료제 개발 중

[대전=뉴시스] KAIST가 손상된 시력 회복 망막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사진은 PROX1 이동 억제를 통한 망막재생 유도 기전 모식도.(사진=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KAIST가 손상된 시력 회복 망막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사진은 PROX1 이동 억제를 통한 망막재생 유도 기전 모식도.(사진=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연구진이 손상된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망막질환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김진우 교수팀이 망막신경 재생을 통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에 김 교수팀은 망막 재생을 억제하는 '프록스원(PROX1)' 단백질을 차단하는 물질을 질환모델 생쥐 안구에 투여해 망막조직의 신경재생과 시력회복을 유도하고 효과를 6개월 이상 지속하는 데 성공했다.

포유류 망막에서 장기간 신경 재생을 유도한 세계 최초의 사례로, 치료제가 전무했던 퇴행성 망막질환 환자들에게 빛이 될 전망이다.

손상된 환자의 망막과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직 없다.



망막 재생이 활발한 어류와 같은 변온동물을 통한 연구에 따르면 어류는 망막손상 시 망막 내부에 존재하는 뮬러글리아(Müller glia)라는 세포가 신경전구세포로 역분화한 뒤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인간과 같은 포유류는 이 기능이 사라져 망막 재생이 이뤄지지 못해 손상이 영구적으로 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포유류 뮬러글리아 세포의 역분화를 억제하는 인자로 프록스원(PROX1) 단백질을 발견했다. 프록스원은 망막과 해마, 척추 등의 신경조직 내 신경세포에서 생성되는 단백질로 신경줄기세포의 분열을 억제하고 신경세포로 분화를 유도하는 단백질이다.

연구진은 프록스원 단백질이 손상된 생쥐 망막 내 뮬러글리아에는 축적이 되지만 재생이 활발한 어류의 뮬러글리아에는 축적이 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또 뮬러글리아에 있는 프록스원은 내부에서 생성된 것이 아니라 주변의 신경세포가 분해하지 못하고 분비한 것을 뮬러글리아가 받아들인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이어 연구진은 이런 프록스원 단백질의 이동현상에 착안해 신경세포에서 분비된 프록스원이 뮬러글리아로 도달하기 전에 세포 외부에서 제거, 뮬러글리아의 신경재생능력을 복원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대전=뉴시스] (왼쪽부터) KAIST 생명과학과 김무성 박사과정, 김진우 교수, 이은정 박사.(사진=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왼쪽부터) KAIST 생명과학과 김무성 박사과정, 김진우 교수, 이은정 박사.(사진=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손상된 망막의 신경세포에서 분비된 PROX1 단백질이 뮬러글리아로 이동해 신경전구세포로 역분화 및 신경재생을 억제한다"며 "PROX1에 대한 중화항체로 세포 외부의 PROX1을 포집해 뮬러글리아로 PROX1이 이동하는 것을 억제하면 뮬러글리아세포의 역분화 및 신경세포 재생과정이 재개돼 망막의 기능이 회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방법은 프록스원에 결합하는 항체를 활용한 것으로 김진우 교수가 연구실벤처로 창업한 ㈜셀리아즈(KAIST 교원 창업기업)에서 발굴했다.
 
특히 이 프록스원 중화항체를 투여한 질환 모사 생쥐 망막에서는 신경 재생이 활발히 일어나고 선천성망막퇴행성질환 생쥐 망막에 유전자 치료제 형태로 전달하면 지속적인 신경세포의 생성과 시력의 회복이 6개월 이상 유지되는 것도 입증했다.

셀리아즈에서는 현재 여러 퇴행성망막질환에 적용키 위해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망막 재생 유도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2028년 임상시험 돌입이 목표다.

셀리아즈 이은정 박사와 KAIST 김무성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지난  26일자 발표됐다.(논문명: Restoration of retinal regenerative potential of Müller glia by disrupting intercellular Prox1 transfer)

이은정 박사는 "프록스원(PROX1) 중화항체의 효능을 개선하는 작업이 마무리돼 곧 여러 동물을 이용한 시력회복 효능과 안전성 평가를 마친 후 망막질환자에 투여를 진행할 것"이라며 "적절한 치료제가 없이 실명의 위험에 노출된 환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연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s05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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