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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프면 어쩌죠"…응급실 대란에 연휴가 걱정되는 부모들

등록 2024.09.13 06:00:00수정 2024.09.13 06: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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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당일 소아과 진료, 평소 대비 20분의 1

'응급실 붕괴' 우려에…"진료 가능할지 의문"

"아이들은 언제 아플지 몰라 더 불안한 마음"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1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구급차들이 줄 지어 서 있다. 정부가 추석 연휴에 응급실 환자가 몰리는 상황에 대비해 11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추석 명절 비상 응급 대응 주간'을 운영한다. 구체적으로 중증·응급환자에 대한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해 44개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더해 136개 지역응급의료센터 중 진료 역량을 갖춘 15곳 내외를 거점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하고,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KTAS) 1~2에 해당하는 중증·응급환자를 먼저 수용한다. KTAS 1~2등급은 생명이나 사지에 위험이 있어 빠른 처치가 필요한 상황으로 심정지, 중증외상, 호흡곤란, 극심한 흉통, 복통, 두통, 토혈, 의식장애 등이 해당한다. 2024.09.1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1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구급차들이 줄 지어 서 있다.

정부가 추석 연휴에 응급실 환자가 몰리는 상황에 대비해 11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추석 명절 비상 응급 대응 주간'을 운영한다. 구체적으로 중증·응급환자에 대한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해 44개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더해 136개 지역응급의료센터 중 진료 역량을 갖춘 15곳 내외를 거점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하고,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KTAS) 1~2에 해당하는 중증·응급환자를 먼저 수용한다. KTAS 1~2등급은 생명이나 사지에 위험이 있어 빠른 처치가 필요한 상황으로 심정지, 중증외상, 호흡곤란, 극심한 흉통, 복통, 두통, 토혈, 의식장애 등이 해당한다. 2024.09.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오는 14일부터 5일간의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가운데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긴 휴일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동네 소아청소년과(소아과) 대부분이 쉬는 데다 최근 '응급실 붕괴' 논란까지 불거져 아이가 아파도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 10일 오후 찾은 서울 마포구의 한 소아과 의원 앞.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 여자아이가 저 멀리서 할머니 손을 잡고 병원으로 다가왔고, 진료를 마친 여성은 유모차를 몰고 병원 문을 나섰다.

이날 만난 시민들은 제각각의 이유로 병원을 찾았지만, 다가오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아이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고 입을 모았다. 긴 연휴 기간 동네 소아과 의원 대부분이 진료를 쉬기 때문에 아이가 아파도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7세 아들을 돌보는 이모(37)씨는 "아이들은 어느 상황에서 어떻게 다칠지 몰라서 대비가 어렵다"며 "해열제 같은 상비약은 준비를 해두더라도 갑자기 아프면 응급실에 가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2세 손녀를 돌보는 홍모(65)씨도 "명절엔 오랜 시간 이동도 해야 하는 만큼 아이들 몸 상태를 더 세심히 살피게 된다"며 "휴일에도 운영하는 당직 병원, 약국이 어디인지 파악해 놓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13일 마포구 보건소에 따르면 추석 당일인 오는 17일 운영 예정인 관내 소아과 의원은 단 한 곳 뿐이다. 물론 내과나 가정의학과 등에서도 소아과 진료를 보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6곳에 불과해 평소 대비 2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최근 '응급실 붕괴' 논란이 불거지면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의료계는 현 상황을 두고 응급실이 붕괴할 위기라고 평가한다. 이에 정부가 파악해 제공하는 응급실 정보를 100% 신뢰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는 병·의원과 응급실, 약국 등 실시간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응급의료포털을 운영하고 있다. 포털을 이용하면 연휴 기간 의료기관의 실시간 운영 정보나 응급실 병상 상황을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홍씨는 "의료대란과 관련한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아이가 아프면 어떻게 되나' '만약 아프면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겠다' '방법이 없을 수 있겠다' 생각한다"며 "(포털에) 응급실 상황이 나와 있다고는 하나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박혜정(45)씨는 "주변에서도 최근 응급실에 갔다가 고생만 하고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며 "정부에서 제공하는 정보보다는 동네 맘카페를 통해 찾아보는 게 더 빠르고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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