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강달러에 정치 혼란…K제약, 도약 발판 마련할까
원료 수입 많아 비용도 천정부지↑
바이오 기술력 입증…"기회커질것"
[서울=뉴시스] 상당수 제약기업들은 지난 몇 년 간 고수했던 '수익성 확보‧강화' 기조를 올해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고환율과 정치 혼란, 미국 트럼프 대통령 시대의 정책 불확실성 리스크를 안은 채 '푸른 뱀의 해'가 밝았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제약기업들은 지난 몇 년 간 고수했던 '수익성 확보' 기조를 올해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고물가, 고환율,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제약기업들은 수익성 확보를 통한 경영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아왔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짙은 만큼, 기업들의 실적 보호·개선 기조는 전 산업군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가장 예의주시하는 건 '강달러'다. 제약기업의 경우 수출 보단 내수형인 경우가 많고, 의약품 원료의 상당부분을 중국, 인도 등 해외에서 수입한다.
치솟는 환율은 수입할 때 부담을 고스란히 높이며, 안그래도 높았던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이라 더 운신 폭을 좁히고 있다.
글로벌 임상시험에 대한 비용 부담도 커졌다.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는 기업들은 해외 CRO(임상시험 수탁업체)에 맡겨 진행하는데, 달러로 결제할 때의 부담이 커진 것이다. 특히 바이오 벤처는 자체 매출 발생 없이 투자를 받아 연구하는 경우가 많아 고환율 부담을 더 크게 받는다.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새해 사업계획 수정도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수출에 강한 기업은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볼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의약품 취급 기업들이 수출형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적용 가능성도 불식되지 않았다. 현재 의약품은 '무(無)관세'를 적용받아 관세 이슈가 없으나,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대로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보편관세 10%를 부과한다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의약품은 관세 적용을 안 받지만 혹시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 하더라도 제약이 생길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선조치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부정적인 요인 속에서도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들은 지난해 기술 수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작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해외 기술 수출 계약 건수는 총 15건으로 전년 20건 대비 줄었으나, 건당 계약규모는 증가했고 벤처의 활약이 돋보였다.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오름테라퓨틱 등 신약 개발 플랫폼을 보유한 회사들이 몇 차례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벤처의 글로벌 평가와 위상이 올라갔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눈에 띄지 않던 다양한 기업들이 기술 수출 성과를 내면서 한국 시장을 보는 업계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며 "글로벌 빅파마가 파이프라인 다각화에 힘쓰고 있어, 유망한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면 좋은 라이선싱 기회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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