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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눈치 보나?…美 대형 은행들, '탄소중립' 협약 탈퇴 러시

등록 2025.01.03 17:37:32수정 2025.01.03 19: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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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글로벌 금융 기관 기후협약 'NZBA' 탈퇴

씨티그룹·BoA·웰스파고·골드만삭스도 줄탈퇴

"기후 변화는 사기" 트럼프 취임이 영향 미친 듯

[뉴욕=AP/뉴시스] 사진은 2023년 12월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 인근의 월스트리트 표지판 모습. 2023.12.14.

[뉴욕=AP/뉴시스] 사진은 2023년 12월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 인근의 월스트리트 표지판 모습. 2023.12.14.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미국 월가 주요 은행들이 탄소중립 관련 국제 협약을 잇달아 탈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 협정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형 은행들이 그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대형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이날 글로벌 금융 기관들의 기후협약인 넷제로은행연합(NZBA)에서 탈퇴했다.

NZBA는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 탄소중립)를 목표로 하는 글로벌 은행 간 리더십 연합체로, 2021년 4월 출범했다. 주로 탈탄소 기술을 보유·개발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을 늘리는 등 '기후 금융' 조달 관련 활동을 했다.

모건스탠리뿐만 아니라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이번 주에 해당 협약에서 발을 뺐다. 지난달 웰스 파고와 골드만삭스까지 포함하면 한 달 남짓 사이 5곳의 월가 대형 은행들이 NZBA를 떠났다.

세계 최대 금융기업인 JP모건체이스는 아직 기후협약에 남아 있으나, 현재 탈퇴를 고려 중이라고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WSJ에 전했다.

다만 이 협약을 탈퇴한 미국의 은행들은 이번 결정이 탄소중립 이행 거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며, 자체적으로 탈탄소 목표를 설정해 이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NZBA 홈페이지에 따르면 해당 협약에 가입한 회원 은행 수는 2021년 출범 당시 43곳에서 현재 144곳으로 4년 새 3배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이처럼 확장하던 탈탄소 관련 기후 협약은 최근 회원 은행들의 '탈퇴 러시'로 퇴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WSJ은 "최근 기후 협약에서의 이탈은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니셔티브에서 광범위하게 후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 같은 미국 대형 은행들의 기후 협약 '줄탈퇴' 행보는 기후 협약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해 온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기후 변화가 "사기"라며, 집권 1기 당시 125개 이상의 환경 규제나 정책을 완화하거나 철폐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임기 중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협약인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했으며, 후임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다시 복원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 파리협약에서 다시 탈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의회 양원을 장악한 공화당도 월가 주요 은행들에 NZBA 탈퇴 압박을 넣고 있다. 해당 협약에 가입한 은행들은 석유 및 가스 산업에 대해 보이콧을 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반독점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비난하는 식이다.

기후 변화 전략에 대해 금융 기관에 브리핑을 제공한 존 스터먼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 같은 대형은행들의 기후 협약 탈퇴에 대해 "미국과 다른 국가의 정치적 변화에 대한 단기적이고 근시안적인 대응"이라며 "ESG에 대한 반발이자 기후 변화에 대한 부정"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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