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 "트럼프 불확실성, 플레이북 짜놨다"[CES 2025]
美 라스베이거스에서 CEO 간담회 개최
"불확실성 상수, 시나리오별 대응 준비 마쳐"
"中 원가경쟁력 따라 잡아야…사업 차별화 필요"
"인도 잠재력 크다…현지 국민 브랜드 목표"
[라스베이거스=뉴시스]조주완 LG전자 사장이 8일(현지 시각)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LVCC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라스베이거스=뉴시스]이인준 기자 = "어떤 시나리오든 다 준비 해놨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8일(현지 시각)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과 관련해 "우리 만의 플레이북(Playbook)을 갖고, 여우 '지혜 주머니'를 열어보듯 당황하지 않고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이날 미국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가 한창인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어느 해보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어렵다는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고단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외 불확실성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치밀하게 짜놓았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내외부 전문가들과 협력해 눈앞의 이슈별로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최적의 대응책을 찾는 플레이북을 만들었다. 특히 통상 정책과 관련 '스윙 생산(생산지 조정) 전략'이나 '선행 생산 같은 재고 전략'을 통해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은 전날 한국에서 발표한 LG전자 2024년도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것과 관련해 "물류비 영향이 컸다"며 "TV 수요 감소로 인해 예상치 못한 경쟁 비용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전히 성장은 역대 최고지만, 하반기만 되면 손익이 안좋아지는 '상고하저' 문제는 여전한 숙제"라며 "B2B(기업간 거래), 지역별 균형 등을 통해 평탄화 작업을 반드시 해내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B2B 사업 매출 비중을 지난해 말 기준 35%에서 오는 2030년에는 45%까지 높일 계획이다.
올 상반기 예정된 LG전자 인도법인 IPO(기업공개)와 관련해 "인도는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며 "많은 공장을 지어 현지 완결형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에어컨 보급률이 10%가 안 돼 더운 날씨에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인구 70~80%가 냉장고·세탁기 없이 살고 있다"며 "지금도 LG전자는 인도에서 냉장고, 세탁기, TV 등이 1등을 하고 있고, 앞으로 인도의 국민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중국 가전 업체들의 성장과 관련해 "그동안 위협에 대한 인식 단계였다면, 이제부터는 대응을 위한 실행 단계로 옮겨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조 사장은 "제품에 있어 우위를 계속 유지하고, 원가 경쟁력은 따라 잡아야 한다"며 "플랫폼 등으로 사업 모델을 고도화하고 구독, 소비자 직접판매(D2C) 등 사업 모델과 사업 방식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웹OS 등 통해 플랫폼 사업 매출도 지난해 처음 1조원을 넘긴 데 이어, 오는 2030년까지 현대의 5배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날 중국 가전과의 경쟁 방향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특히 중국 위협이 거센 초대형 TV 사업과 관련해 박형세 LG전자 MS사업본부장 사장은 "중국 업체들의 TV가 110형, 116형으로 커졌는데 제품을 보고 많이 놀랐다"며 "(LG전자도 어떻게) 쫓아갈 것인지 스터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100형 이상으로 갔을 떄 TV를 실내로 가져올 때 문을 뜯지 않고 수용 가능한 가옥 구조가 전 세계적으로 몇 가구나 될 지 고민하고 있다"며 LG전자도 올해 100형 제품을 출시하는데, 고객 관점에서 의사 결정을 할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삼성전자가 구독 사업 시장에 진출한 것에 대해선 "경쟁사가 들어와 구독이라는 사업방식이 한국 시장에서 좀 더 커질 수 있겠다, 긍정적으로 바라본다"고 밝혔다. 다만 "구독은 할부가 아니라 케어가 핵심"이라며 "저희의 강점은 4000~5000명에 달하는 케어 매니저로, 서비스 로드맵을 가지고 고객에게 환영 받을 수 있는 솔루션을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구독 사업 매출을 2030년 6조원 규모로, 지난해의 3배 이상으로 키울 계획이다. 연내 출시 예정인 '로봇집사' AI 에이전트 Q9을 구독 방식으로 판매해 소비자 진입 문턱을 낮추는 한편, 계약 종료 후 회수된 제품의 '리퍼비시(재정비 제품)' 판매를 위한 사업성 검토도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전장 사업도 트럼프 2기 출범과 관련해 수요 둔화 우려가 클 것으로 봤다. 이삼수 CSO(최고전략책임자)는 "전장 사업이 기존 속도보다 2~3년 딜레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사업이나 제품, 지역 포트폴리오 조정해서 위협 크기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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