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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원 투잡 '허점투성'…의장에 겸직신고하면 끝

등록 2025.03.19 14:17:53수정 2025.03.19 16: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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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례상 의장에 겸직 신고만 하면 돼 '유명무실'

"윤리자문위 열어 겸직 적절성 따져야" 제안도

[광주=뉴시스] 광주 서구의회.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광주 서구의회.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풀뿌리 의정 활동과 본래 생업을 함께 하고 있다고 신고만 하면 겸직이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기초의원들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행 지방자치법과 각 의회 조례에는 겸직 신고는 의장에게 해야 하고 겸직 증빙이나 사임 요구가 명문화돼 있지만 사실상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9일 광주 서구의회 의원 겸직신고 현황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형미 서구의원은 지난 4일 '3월1일부터 민주당 전승일 서구의장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행사·공연 기획사 A사에 기획실장으로 재직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제출된 겸직신고서는 당일 A사의 대표이사이기도 한 전 의장이 바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김 의원은 직접 작성하고 자필서명한 겸직신고서에 적힌 '최초 근무일'(올해 3월1일)보다 앞선 지난달부터 A사의 영업활동에 참여했다.



실제로 A사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2025년 오월어머니의 노래 국내외 공연 대행' 용역 사업(총 사업비 4억7680만원) 입찰에 참여하는 과정에 김 의원은 직접 나섰다.

김 의원은 지난달 28일 열린 경쟁입찰 평가 비중이 80%에 이르는 프리젠테이션(PT·제안서 심사)에 참석했다.

A사의 대표인 전 의장은 2월1일부터 김 의원에 대한 4대 보험을 가입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 역시 "2월17~18일부터 (A사에서) 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근로계약서 없이 입찰을 받으면 최소 보수를 약속받았다"고 말했다.

현행 법령이 규정한 겸직 신고 위반 소지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겸직신고 실무를 맡은 서구의회 사무국은 김 의원의 겸직신고서만 제출받았을 뿐 재직증명서나 4대 보험 가입 증빙 등을 받지는 않았다.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어떻게 의정활동 외 영리활동을 하는지 겸직 신고 내역을 확인·증빙하는 절차가 없었던 것이다. 신고서 제출 이후에도 이렇다 할 검토는 없었다.

'광주 서구의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 규범에 관한 조례'에 따라 겸직하려는 의원은 겸직 신청서(소속 기관명·직위·기간·수행업무내역·분야·영리성 여부·보수수령 여부·보수 수령액) 등을 작성해 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겸직 신고를 받은 의장은 겸직 신고 사항 확인 등을 위해 기관·단체의 정관 제출 등을 요구할 수 있지만 임의 규정에 불과하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청렴 의무를 이행할 수 없거나 지방의원 품위 유지에 위배되는 경우 ▲지위를 남용한 재산상 권리·이익 취득·알선이 우려되는 경우에 한해 겸직하려는 직책 사임을 의장이 권고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 의장이 10년 넘게 경영하고 있는 A사에 김 의원이 입사해 입찰 과정에 뛰어드는 전례 없는 일이 벌어졌다. 규정 상 의무 조항도 아닌 의장의 추가 증빙 요구 또는 사임 권고는 당연히 없었다. 사실상 있으나 마나한 조항에 불과했다.

의회 안팎에선 겸직 신고 이후 공직과의 이해 충돌 여부를 심의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겸직 신고 의원에 대해 겸직·영리활동이 선출직 공직자 신분에서 적절한 지, 의원 지위까지 이용한 사익 추구 행위는 아닌지 등에 대해 의회 내 윤리자문위원회에서 엄밀히 따져 심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례 개정을 통해 충분히 제도 허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한 기초의원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언정 최소한의 이해 충돌 우려와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기초의원의 겸직 신고 제도가 엄격하게 운용돼야 한다"며 "윤리자문위를 열어 겸직 신고 내역에 대해 심의해 부적격 등 권고안이 나올 경우 의장이 반려하는 제도적 보완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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