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라이칭더 귀국 이튿날 대만해협 무력시위…"외세 결탁 엄중 경고"(종합)
파라과이 방문하며 미국 경유…"대만은 독립국" 등 발언
'대만해협 평화·안정 재확안' 한미일 정상회의 6시간 만
[타오위안(대만)=AP/뉴시스] 중국은 라이칭더 대만 부총통 귀국 이튿날인 19일 대만해협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라이 부총통이 파라과이를 방문하면서 미국을 경유하고 중국을 겨냥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무력시위로 분석된다. 사진은 지난 12일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출국길에 오르면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라이 부총통의 모습. 2023.08.19.
대만해협을 관할하는 중국 동부전구 대변인인 스이(施毅) 대교(한국군 계급으로는 대령과 준장 사이, 대령에 더 가까움)는 이날 짧은 성명을 내고 "대만 주변 해역에서 함선, 항공기의 항공 및 해양 장악 능력 훈련을 위해 해군·공군 합동 순찰·훈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공중 및 해상 공간 장악과 실제 전투 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함정-항공 조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했다.
그러나 스 대변인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훈련은 대만 독립 분리주의자들과 외국 세력이 결탁해 도발하는 데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언급, 라이 부총통의 미국 방문에 대한 경고 차원임을 숨기지 않았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중국 전투기 42대를 탐지했으며 이 중 26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이) 구실을 만들어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군국주의적 사고를 부각하고 군사확장의 패권주의적 성격을 확인한다"고 비난했다.
대만 외무부는 이번 훈련이 대만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셉 우 대만 외교부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중국은 다가오는 대만 선거에 개입하고 싶어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면서 "그러나 결정은 옆집 깡패(bully)가 아닌 우리 시민들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라이 부총통은 6박7일 일정으로 파라과이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지난 18일 귀국했다. 대만총통 특사 자격으로 방문했다. 파라과이는 대만의 유일한 남미 수교국이다.
그는 파라과이 방문을 위해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했다. 공식적으론 경유였지만 미국에 있는 동안 "대만은 독립국"이라고 하는 등 중국을 겨냥한 발언을 했고, 중국은 라이 부총통이 '경유'를 가장해 미국에서 정치 활동을 했다고 비난했다.
집권당 민정당 소속인 라이 부총통은 차기 총통 후보 지지율 1위다. 대만은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실시한다.
중국은 지난 4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을 '경유'해 방문했을 때에도 무력 시위를 벌이는 등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당시 차이 총통은 미국에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만났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에도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
한편 중국의 이번 훈련은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후 실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현지시간으로 18일 미국 대통령 별장인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 정상회의를 진행했다.
한미일 정상은 공동성명에 대만과 관련,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대만 외교부는 이를 환영하며 감사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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