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예산안]내년 공무원 임금 2.5% 인상…4년 만에 최대
직급 구분없이 일괄 적용…최저임금 인상률과 동일
긴축재정 인상 최소화…물가상승률 감안하면 삭감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공무원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2022.05.10.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내년도 공무원 임금인상률이 직급에 구분 없이 2.5%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 3년간 코로나 영향으로 1%대 인상률에 그친 만큼 4년 만에 최대 인상률이다.
긴축 재정 기조 탓에 최저임금 인상률에 맞췄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인상했다고 보기 힘든 수준이어서 하위직 공무원들의 불만에 커질 전망이다.
29일 정부가 발표한 '2024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공무원 보수를 2.5% 인상한다. 올해 1.7%보다 0.8%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직급 구분 없이 일괄 2.5% 인상률을 적용한다. 올해는 5급 이하에게만 1.7%를 적용하고, 4급 이상은 동결 내지 반납했었다.
인상률로만 놓고 보면 4년 만에 가장 높다. 공무원 임금은 2015~2017년까지 연평균 3%대 인상률을 기록했고, 2018년(2.6%), 2019년(1.8%), 2020년(2.8%)까지도 연평균 2%대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과 국민 고통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2021년(0.9%), 2022년(1.4%)에는 소폭 인상에 그쳤다. 공무원 임금 인상률이 2%대를 회복한 것은 4년 만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공무원 봉급은 직급 구분 없이 2.5% 올리기로 했다"며 "많이 올릴 순 없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2.5%에 맞춰 올리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저임금이 시간당 올해 9620원에서 내년 9860원으로 2.5% 인상되는 것을 감안해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정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두고 공직사회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노조는 내년 임금 인상률 결정을 앞두고 수년째 소폭 인상에 그치며 정체돼 있는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했다.
몇 년간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보수 인상률로 최저임금 월 환산액(201만580원)이 9급 공무원 1호봉 기본급(177만800원)을 추월한지 오래다. 9급 기본급에 정액급식비와 직급보조비 등을 합친 월급(208만5800원)과도 불과 7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난해 새정부가 출범하며 공무원 보수 인상에 대한 기대와 4.5%에 달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도 소폭 인상을 받아들였지만 올해도 3%대 중반의 물가상승률이 예상되는 만큼 2.5% 인상률은 사실상 삭감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를 받고 있는 고위직군과 하위직에 같은 인상률을 적용하면서 공무원 조직 내부에서도 임금격차가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고위공무원단은 최근 몇 년간 동결 기조를 이어왔고, 하위직도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낮은 인상률을 감내했다"며 "더는 그럴 수 없어 인상하기로 했지만 긴축 기조 속에 최저임금 인상률에 맞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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