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사망' 고시원 건물, 불법증축으로 화재지점 3·4층 혼선
홍철호 의원, 화재 당시 119신고 녹취록 공개
"계단 이용하지 못하고 창문으로 뛰어 내려"
"옥상으로 가는 계단 자체가 완전히 죽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경찰, 소방 관계자가 화재감식을 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이날 화재로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2018.11.09. [email protected]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유한국당 홍철호 의원은 10일 화재사고의 급박했던 상황이 담긴 119신고 녹취록을 공개했다.
홍 의원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신고자들이 "죽어요. 죽어요. 지금 아예 못 나와요. 불이 싹 번졌어요", "사람들이 계단을 이용하지 못하고 창문으로 뛰어 내린다", "위에서 사람들이 살려달라고 소리 지른다"고 신고하는 등 화재 당시 상황이 긴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19상황실 근무자가 "옥상으로 빨리 대피하라"고 했지만 신고자는 "옥상으로 가는 계단 자체가 완전히 죽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화재 건물의 경우 지상 3층으로 건축됐지만 일부 신고자들은 "4층에서 불이 났다"고 말하는 등 1층의 복층화에 따른 불법증축으로 인해 신고에 혼선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종로 고시원 화재 합동 현장감식이 진행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화재현장에 경찰과 소방 등 감식 인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2018.11.10. [email protected]
홍 의원은 "고시원 거주자들이 왜 빨리 대피하지 못했는지 건물 건축 설계상의 문제와 내장재 방염처리 여부 등을 명확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9일 오전 5시께 종로구 관수동 인근 지상 한 고시원 건물 3층 출입구에서 불이나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화상 등 부상을 입었다. 불은 3층 출입구 쪽에 위치한 301호 전열기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한강성심병원,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 병원 등으로 옮겨졌다. 대부분 53세~79세 중장년층으로 나타났다. 53세 사망자는 일본인으로 밝혀졌다. 이 일본인은 관광객은 아니며 한국 거주자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종로 고시원 화재 합동 현장감식이 진행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화재현장에 경찰과 소방 등 감식 인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2018.11.10. [email protected]
경찰·소방·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한국전기안전공사 등 4개 기관은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감식 결과와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대 3주가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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