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플로리다주 '게이언급금지법'통과, 성소수자 차별 강화
차기 대선후보 드산티스 주지사 "돈세이 게이( Don't say gay)"법 서명
3학년이하 아동에겐 '게이'란 말 언급 금지
대학생등 반대시위대 "위세이게이"(We say gay) 외쳐
[탤러해시( 미 플로리다주)=AP/뉴시스] 론 드산티스(공화당)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 해 11월18일 플로리다주 브랜든에서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주 역사상 최초로 등록된 공화당 유권자 수가 민주당을 압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성소수자( LGBTQ)등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미국의 기본 정신에 위배되고 성소수자들을 박해하는 정책이라며, 전국적으로 반대 시위와 격렬한 비판이 일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2024년 공화당의 잠재적 대선 후보로 손꼽히는 드산티스 주지와 플로리다주 정부는 미국에서 때아닌 성문화관련 차별 전쟁의 최전선에 서게 되었다.
미국의 성소수자 차별금지 활동가들, 대학생들, 민주당원들, 연예오락 산업체와 백악관 까지도 이 번 법안을 " 돈 세이 게이"( Don't say gay)법 "이라고 부르며 반대를 표해왔었다.
하지만 드산티스 지사와 공화당은 이 금지법의 타당성을 주장하면서 학교 교사들이 아니라 부모들이 자기 자녀들에게 이 거북한 주제를 설명하게 해야 한다며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 전에도 드산티스는 초등학교 도서관이나 교재에서 그런 주제를 담은 책을 퇴출시키는 안을 통과시킨 적이 있다.
새 법안에는 학교 교실에서 교사나 제3자가 성적 취향이나 성 정체성에 관한 단어를 아동에게 말해서는 안되며 이러한 주(州)법을 위반한 사람은 학부모들이 이를 알게되는 즉시 지역 검찰에 고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안 통과 즉시 연방교통부장관 피트 부티기그의 남편 체이슨 부티기그를 비롯해서 LGBTQ 권리 단체들의 반발이 시작되었다. 민주당과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 법안에 대해 "혐오(방조)법"이라고 말했다.
이 법이 주의회를 통과하는 동안에도 소셜 미디어에서는 유명인사들의 반대운동이 활발했고 이번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플로리다주 학생들은 이에 반대하며 수업을 거부하고 학생회실이나 주의회에 몰려가 반대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위 세이게이!" (우리는 동성애를 말할 것)이라고 구호를 외쳤다.
플로리다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있는 월트 디즈니사는 주 정부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를 중단했다. 이 회사 직원들가운데 성소수자 운동가들은 디즈니사의 밥 차펙 CEO가 사전에 반대의사를 말하지 않은 것에 항의하면서 부분 파업을 벌이거나 항의 시위에 가담했다.
드산티스가 법안에 서명한 뒤 디즈니사는 성명을 발표, " 우리 회사는 이 법이 연방의회나 법원에서 퇴출당하는 것을 목표로 노력할 것이며, 전국이나 주 단위 시민단체들이 이를 위해 싸우는 것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법안에 반대해왔지만 다수 공화당 주의원들을 이기지 못한 민주당 주의원들은 "법안의 문구가 모호해서 어떤 학교나 교육구청도 학년에 관계없이 성소수자 언급을 금지하거나 처벌할 수 있게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도 게이인 민주당의 카를로스 스미스 주의원은 " 이 법안이 가장 나쁜 것은 성적 소수자 청소년들을 지원하고 보호하는 대신 이들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애초부터 차별하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플로리다 교육협회의 앤드루 스파 회장은 이 법안이 애초에 학교와 교육담당자가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부적절한 주제를 언급하거나 가르친다는 "거짓 전제"를 기초로 만들어졌다며, 교육계에선 그런 것을 가르치지않고 있기 때문에 근거없는 허위 주장을 담은 법은 폐기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안을 발의한 조 하딩 공화당의원은 성소수자 문제나 동성애에 대해 교실에서 자발적으로 토론하는 건 금지하지 않았다며, 이 문제를 일선학교에서 의무적으로 가르치지 말라는 의미라며 한 발 물러섰다. 그는 애초에 학생들이 그런 수업을 받았다면 학부모가 신고하도록 하는 의무 조항까지 넣었다가 반발이 심해지자 삭제한 바 있다.
드산티스와 투표법등 광범위한 정치 문제를 두고 싸워왔던 백악관은 이 법안에 대한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2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 플로리다주와 전국에 걸쳐서 모든 학부모와 학생들의 존엄과 평등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워나가겠다"고 선언했다.
플로리다주 교사들도 이 문제로 우려와 혼란을 겪고 있다.
팜비치 카운티에서 30년 이상 특수교육을 맡아온 마이클 우즈 교사는 " 처음엔 이 법이 그런 문제를 가르치는데 해결책으로 만들어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슬프게도 오히려 어린이와 학생들이 배우는 주제나 환경을 제약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며 교사들이 수업내용에 관해서 고발이나 소송을 두려워하는 처지에 놓인 것을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