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종합]안희정 구속영장 또 기각…"소명 부족, 혐의 다퉈볼 여지"

등록 2018.04.05 02:52: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5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를 나선후 차량에 탑승해 있다. 2018.04.05.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5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를 나서 차량에 탑승해 있다.  2018.04.05.  [email protected]

법원 "도주우려·증거인멸 소명 부족"
검찰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 진행"
安, 남부구치소 대기하다 곧장 귀가
"다 제 잘못…사과하고 용서 구한다"
 
 【서울=뉴시스】유자비 기자 = 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53) 전 충남지사가 두번째 구속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안 전 지사에 대한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박승혜 영장전담판사는 5일 오전 1시30분께 "범죄 혐의에 대해 다퉈 볼 여지가 있고 피의자가 도주의 우려가 있다거나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심문 이후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에서 대기하던 안 전 지사는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이 내려진 뒤 귀가했다.

 안 전 지사는 오전 2시14분께 남부구치소에서 나와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까.다 제 잘못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모든 분들께 사과 말씀 올리고 제 잘못에 대해서는 용서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지난달 28일 첫 영장실질심사 당시에도 "증거인멸과 도주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의자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이에 따라 안 전 지사의 신병을 확보하고 수사를 이어가려던 검찰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해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수행비서이던 김지은(33)씨를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4차례 성폭행하고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이 설립을 주도한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 직원 A씨를 2015~2017년 4차례 성추행하고 3차례 성폭행한 의혹도 있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오정희)는 지난달 23일 안 전 지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바 있다.

 이후 검찰은 고소인 김씨와 A씨를 다시 불러 조사하고 휴대전화 등 압수물을 분석하는 등 보강수사를 벌인 뒤 지난 2일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검찰은 첫번째 구속영장과 같이 김씨에 대한 형법상 피감독자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강제추행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등의 혐의를 넣었다. 이번에도 A씨에 대한 혐의는 포함하지 않았다.

 검찰은 "안 전 지사의 혐의가 소명되고 고소인의 육체적·정신적 피해가 심대한데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2차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등 사안이 중하다. 증거인멸 정황도 인정된다"고 구속영장 재청구 사유를 밝혔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5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18.04.05.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5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18.04.05.  [email protected]

김씨와 A씨 등을 지원하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는 안 전 지사가 주변 참모들을 활용해 피해자들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며, 김씨가 도청에서 사용하던 수행업무용 휴대폰에 있던 기록이 검찰 압수수색 전 지워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도 증거인멸 정황에 대해 집중 보강해 영장을 재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 전 지사 측은 "김씨와 경선캠프에서 일했던 안 전 지사 아들이 김씨에게 전화했다. 휴대전화를 잘못 눌렀고 통화하지 않고 바로 끊었다. 그 외에는 확인된 것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전성협은 재차 "잘못 눌렀다고 하기엔 오랜 시간 울렸고, 받을 때까지 시도한 연결음이었다. 피해자는 두려웠고 불안감을 느꼈다"며 "주변인들을 통한 회유 협박은 검찰 조사에서 참고인 진술했다"고 반박했다.

 전날 오후 2시께부터 2시간40분 동안 진행 된 영장실질심사에서 법원과 안 전 지사 측은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지사의 첫번째 영장심사(1시간35분)보다 1시간 가량 더 걸렸다.

 앞서 안 전 지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증거인멸에 관여한 바 있는지'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 법정에서 말씀드리겠다"라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장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사안의 특성상 법정과 검찰 조사에만 말씀드리겠다. 그것이 옳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