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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車 무역전쟁 고조…국내 자동차업계 촉각

등록 2018.06.25 10: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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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5% 관세 부과시 5년간 73.5조 수출순손실

中, 車관세 인하로 도요타 등 경쟁사 수혜예상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지역 기업인들과의 원탁회의에서 북한 및 세제개편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회의 직전에는 같은 지역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기도 했다. 2018.06.24.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지역 기업인들과의 원탁회의에서 북한 및 세제개편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회의 직전에는 같은 지역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기도 했다. 2018.06.24.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유럽연합(EU) 등에 대한 무역전쟁을 자동차 분야로 확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계가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22일까지 수입산 자동차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에 대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서를 받았다. 상무부는 다음달 19~20일 공청회를 가진 후 미국 중간선거(11월) 이전인 9월쯤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무역확장법이 현실화해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에 최대 25%까지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순손실은 향후 5년 간 최대 662억달러(약 73조 5000억원)로 추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이어 최근 EU와의 무역전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에 대한 관세·무역 장벽이 제거되지 않으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자동차에 2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EU가 미국의 유럽산 철강(25%)·알루미늄(10%) 고율 관세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22일부터 미국산 소비재에 대한 보복관세를 시행한데 따른 경고다. EU는 이날부터 미국산 버번 위스키, 청바지, 오토바이, 오렌지주스, 크랜베리, 땅콩버터, 침구, 립스틱, 남성용 가족 신발 등에 대한 보복관세를 시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도 자동차 분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특별관세 대상으로 중국산 제품 1102개 품목에 대해 최대 25%의 특별관세 부과를 결정했으며, 중국도 이에 대응해 자국에 들어오는 자동차·대두 등 주요 미국 제품 659개 품목에 보복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중국은 다음달 1일부터 수입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고, 미국산 자동차에 한해 6일부터 25%의 보복관세를 더해 40%의 관세를 적용한다.

미국에서 생산돼 완성차 형태로 중국에 수출되는 테슬라, 지프, 링컨 등 미국차 브랜드와 미국에 생산기지를 둔 BMW X5, 벤츠 GLE 등 독일차 브랜드가 타격을 받게 됐다. 업계는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일시적으로 관세가 낮아지는 7월1일~5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차량 수출을 늘리고, 중장기적으로 중국내 생산라인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중국의 직접적 타겟은 아니지만 무역전쟁의 영향에서 자유롭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만큼 자칫하다가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다.

【평택=뉴시스】홍효식 기자 =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자동차들이 줄지어 놓여져 있다. yesphoto@newsis.com

【평택=뉴시스】홍효식 기자 =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자동차들이 줄지어 놓여져 있다. [email protected]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위기와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부품·트럭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국가안보 침해 여부를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에 큰 우려를 표했다.

최 교수는 "미·중 간 무역보복 전쟁 우려가 커지는 현 상황에서 미국의 통상압력이 실제 이뤄지면 우리나라의 경우 향후 5년간 수출 순손실액은 73조5000억원, 생산유발 손실은 18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소·중견기업이 대부분인 자동차부품산업도 이러한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126억 달러(약 13조9500억원)의 수출 순손실과 34조9000억원의 생산유발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57억 달러,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40억 달러로 각각 미국시장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관세조치가 이뤄지면 수출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기업의 생산기지 미국 이전 등이 이뤄져 국내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유진투자증권 이재일 연구원은 "중국이 다음달 1일부터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하지만 (생산기지를 중국에 둔)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을 제한적"이라며 "그랜져, 제네시스, 맥스크루즈, 그랜드카니발, K9 등 일부 고가모델이 중국으로 생산되고 있지만 판매대수는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국 브랜드의 가격인하로 인한 부정적 요인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의 수입차 관세 인하와 대미보복관세로 인한 수혜는 일본 도요타에 집중될 것"이라며 "도요타의 렉서스는 대부분 일본에서 수출되고, 100% 수입판매되고 있으며, 올들어 4월까지의 누적 판매대수가 전년대비 30% 증가하는 등 판매도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자동차 1,2위 시장인 미국과 중국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에서 한국 차에 대하 25% 관세를 부과하면 사실상 수출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모든 완성차업체가 영향을 받겠지만 올해 하반기 쏘울 풀체인지 모델을 생산할 예정인 기아차 광주공장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쏘울은 국내 판매가 부진하지만 미국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차종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사드 후폭풍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타격을 입은 중국시장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7월부터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 업체들은 대부분 중국기업과의 합작공장을 만들어 현지생산을 하고 있기 때문에 관세 인하로 인한 혜택이 없고, 경쟁차들의 가격 인하 등이 예상되는 만큼 경쟁 압박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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