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정책성명 살펴보니…경기하강 우려 반영
1월 성명 때보다 미 경제기 판단 후퇴
"1분기 가계지출 및 기업투자 증가 둔화" 문구 추가
"인내심 갖겠다' 표현 유지
【워싱턴=AP/뉴시스】제롬 파월 美 연준 의장이 지난 1월30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많은 미국 저소득층 가정들의 힘겨운 싸움이 미국 경제의 호조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9.3.12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긴축 조기 졸업을 선언한 것은 최근 경기 여건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악화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같은 인식은 연준이 FOMC 직후 발표한 정책 성명에 반영됐다. 1월 성명과 비교해 경기를 판단한 문구가 상당 부분 조정됐다.
연준은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세지만 경제 활동 성장은 지난해 4분기의 견조한(solid) 수준보다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 1월 성명에서 "노동시장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경제 활동이 견조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보다 후퇴한 것이다.
또 이번 성명에는 "최근 지표들은 1분기 가계 지출과 기업 고정투자 증가세가 둔화된 것을 지적하고 있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물가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은 2% 가깝게 유지되고 있다"는 표현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은 하락했다. 이는 대부분 낮은 에너지 가격 때문이다"라는 표현으로 대체됐다.
이와 함께 연준은 1월 성명에서 새롭게 추가했던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에 대한 향후 조정 사항을 결정할 때 인내심을 가질 것(The Committee will be patient as it determines what future adjustments to the target range for the federal funds rate)"이라는 표현을 이번에도 유지했다.
경기 지표 전망치는 지난해 12월 FOMC 때보다 하향조정됐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3%에서 2.1%로, 내년 전망치는 2.0에서 1.9%로 내렸다.
물가 상승 압력도 줄어든 것으로 판단했다. 2019년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9%에서 1.8%로 낮아졌다. 내년 전망치는 2.1%에서 2.0%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연준은 이번 FOMC에서 연방기금금리를 2.25~2.50%으로 동결하고 점도표(dot plot)를 통해 올해 중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대차대조표 축소 프로그램은 오는 5월부터 줄이기 시작해 9월에는 완전 종료하기로 했다.
시장의 기대치를 넘어서는 강력한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메시지를 낸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경제 상황은 여전히 양호하지만 중국과 유럽 등 대외 여건이 나빠 미국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FOMC 참석자들은 올해에도 2% 대의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의 기초는 여전히 탄탄하다. 노동시장이 강하고 소득도 늘고 있고 실업률도 매우 낮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유럽과 중국 경제가 상당히 둔화됐다"며 "강한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미국에 순풍으로 작용한다면 약한 글로벌 성장세는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