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채권단, 다음주 '노딜' 선언 할 듯
[서울=뉴시스] 아시아나항공의 A380 여객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2020.09.04. [email protected]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산은)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현산에 대한 계약 해지 통보를 다음 주로 미뤘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산업과 계약해지 통보와 관련해 계속 협의 중"이라며 "오늘은 입장 발표가 예정되어 있지 않다. 구체적인 발표 일정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27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완료했다. 계약 당시만 해도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작업이 차질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거래종결을 계속 미뤄온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둘러싸고 날선 책임공방을 연일 벌였다. 현산은 6월 9일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요구했으며, 코로나 여파로 아시아나 재무상황이 악화된 것을 강조하면서 7월 24일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에 대한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했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이미 충분한 실사가 이뤄졌다며 재실사를 거부하고, 현산의 아시아나 인수 의지에 의문을 표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세 차례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앞선 두 차례 회동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3차 회동에서 두 회장이 최종 담판을 짓고, 그간 지지부진했던 현산과 아시아나 채권단의 재협상이 순조롭게 풀릴지 귀추가 주목됐다.
양측이 지난달 26일 있었던 3차 회동 결과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이 회장이 현산의 인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꺼져가던 M&A(인수·합병) 불씨가 되살아났지만, 현산이 일주일 만에 내놓은 답변은 재실사 요구였다. 현산은 지난 2일 이메일을 통해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는 입장을 아시아나 채권단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최후 통첩에도 현산이 재실사 카드를 다시 꺼내들면서 결국 '노딜'로 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계약 무산이 기정 사실화되면 2500억원에 달하는 이행보증금을 둘러싼 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현산과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총 2조5000억원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금호산업 및 아시아나항공과 계약을 체결하면서 총 인수대금의 10%를 이행보증금으로 냈다.
딜이 깨질 경우 새 인수자를 찾는 것이 어려운 만큼 채권단 관리체제에 둘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아시아나 주식 3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갈 수 있어 국유화한 뒤 재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투입하는 문제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약 2조원의 기안기금 투입을 예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와 따로 매각하는 '분리매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