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잔여백신 '매크로' 의혹에 "전체 예약 92%는 매크로 무관"
"잔여백신 92% 이상은 알림 예약…매크로 사용 어려워"
"PC 통한 예약은 매크로 가능…원천차단 관련기관 협의"
[서울=뉴시스]조성우 기자 = 네이버, 카카오 앱을 통한 코로나19 잔여 백신 조회와 당일 접종 예약 서비스 첫날인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위탁의료기관인 홍익병원에서 방문객이 잔여백신 앱을 확인하고 있다. 2021.05.27. [email protected]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잔여백신 당일예약 차단을 위해 관련 기관과 협의해 조치 중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당국은 이른바 '노쇼' 등으로 남은 백신이 폐기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네이버와 카카오를 통해 당일예약 어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시작했다.
각 의료기관이 모바일 앱에 남은 백신을 등록하고, 접종 희망자는 앱에서 잔여 백신이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 예약하는 방식이지만 기회를 잡기 쉽지 않아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IT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 일부 개발자가 배포한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잔여백신 예약에 성공했다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매크로는 마우스나 키보드로 여러 번 해야 할 동작을 한 번의 클릭으로 자동 실행하는 코드나 프로그램으로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의 티켓 예약에도 악용돼 왔는데, 잔여백신 예약에도 이를 활용한 '꼼수 예약'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한 이용자는 "일주일을 카톡, 네이버 앱 알림으로 안 되던 게 매크로를 잠시 쓰니 바로 성공했다"며 전자예방접종증명서 화면을 캡처해 올렸다. 해당 프로그램은 유튜브와 다른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배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 반장은 "일단 네이버나 카카오의 모바일 앱을 통한 당일 예약은 매크로 사용이 불가능하다"며 "잔여 백신의 92% 이상은 알림 서비스 기능을 통해 예약을 하고 있는데, 이 또한 매크로 사용이 어려운 영역"이라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코로나19 백신 잔여분 온라인 예약 시범 운영'이 시작된 27일 오전 광주 북구 북구청 직원이 휴대전화로 백신 잔여분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광주 북구청 제공). 2021.05.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모바일 앱을 통해 대부분 예약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매크로가 적용되는 영역은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김 반장은 매크로를 이용한 잔여백신 예약이 공무집행 방해 등 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현재 매크로 사용 자체를 금지하거나 제재하는 규정이 명확히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매크로 사용의 목적이나 시스템 운영의 장애야기 및 예방접종 사업 방해 여부 등 사안별로 다를 것이기 때문에 종합 검토해 판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선 오는 8월부터 접종을 시작하는 40대 이하의 경우 선착순으로 예약하면서 잔여백신처럼 온라인 경쟁에 밀려 제 때 접종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반장은 "40대 이하는 예약을 기반으로 하되, 백신수급 일정에 따라 일정기간 단위로 분산해 받을 예정"이라며 "예약이 어려운 계층 등 사각지대에 대한 접종 대책을 별도로 마련해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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