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연내 기준금리 인상 첫 구체 언급(종합)
이주열 "한 두차례 인상해도 여전히 완화적"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1.06.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의 통화정책 완화 수준은 실물경기에 비해 상당히 완화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 총재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한은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내리고 같은해 5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낮춘 뒤 이달까지 모두 8차례 연속 같은 수준을 지속해 왔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지난달 창립기념사 때 이미 연내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 했다"며 "이번에 연내를 처음 언급했는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박종석 부총재보가 최근 '금리를 한두 번 올리게 된다고 해도 긴축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한 것과 관련해 의견을 묻자 "저도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한 두 차례 인상한다고 해도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답했다.
이 총재는 임기 전 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통화 정책을 어떤 속도로 정상화해 나갈지는 결국 경제 상황, 경기 회복세와 물가, 금융 불균형 진행 정도, 특히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 어떻게 전개 되느냐에 달려 있다"며 "그렇지만 어떻든 간에 이런 상황을 상시 지켜보면서 늦지 않는 시점에 정상화 시작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해, 원론적 입장을 펼쳤다.
이 총재는 이날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해 수차례 강조했다. 이 총재는 "사실상 지금의 금리 수준은 지난해 코로나 위기가 닥쳤을 때 실물경제가 급격히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물가상승률이 0%에 근접했을 때 맞춰 이례적으로 완화적으로 한 것"이라며 "경기 회복세에 맞춰 통화정책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이 증가하고 있고, 가계부채 문제도 있고 금융불균형이 누적되고 있다"며 "금융불균형에 유의해서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은행의 책무는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인데 금융불균형에 대한 대응을 소흘히 하면 반드시 시간을 두고 중기적으로 경기와 물가에도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며 "지금의 물가 상황 이외에 금융불균형 상황에도 유의해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도 언급했다.
최근의 물가상황에 대해서는 "중기 시계에서 보면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는 요인이 적지 않게 잠재해 있다"며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시행한 재정부양책과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빠른 경기회복과 맞물려 물가상승 압력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노동이동의 제한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회복이 지연될 경우 병목현상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으며, 친환경경제로의 이행과정에서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며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높은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경우 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면서 추가적인 물가상승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자산가격 급등에 따른 금융불균형 문제에 대해서도 경계를 보였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가운데 경제주체들의 위험추구 성향이 강화되면서 자산가격이 급등하고 민간부채가 크게 확대되는 등 금융불균형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의 금리인상 논의가 정부와 여당이 추진중인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엇박자'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통화·재정정책 간 조화로운 운용, 정책공조는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며 "정부 재정이 미래를 대비하는 쪽으로 지원하는데 사용된다면 통화정책을 정상화 했을 때 어려움을 겪게 되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엇박자가 아니고 상호보완적인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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