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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안방 내줄판…K-게임 역공 통할까

등록 2024.06.21 06:01:00수정 2024.06.21 07: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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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모바일 파고든 중국 게임…마케팅 비용 쏟아 이용자 유입

RPG 시장 침체에 국내 게임사 실적 악화

넥슨 '던파 모바일' 흥행 역공…엔씨·펄어비스·시프트업·위메 진출 도전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19일 기준 국내 앱마켓 게임 매출 순위. 국내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 ‘라스트 워: 서바이벌’, 3위 ‘명조: 워더링 웨이브’, 4위 WOS: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등은 모두 중국산 게임이다.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에서는 1위 붕괴:스타레일, 2위 라스트 워: 서바이벌, 4위 WOS: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등 중국산 게임이 차지했다.(사진=모바일인덱스) *재판매 및 DB 금지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19일 기준 국내 앱마켓 게임 매출 순위. 국내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 ‘라스트 워: 서바이벌’, 3위 ‘명조: 워더링 웨이브’, 4위 WOS: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등은 모두 중국산 게임이다.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에서는 1위 붕괴:스타레일, 2위 라스트 워: 서바이벌, 4위 WOS: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등 중국산 게임이 차지했다.(사진=모바일인덱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중국산 게임에 안방을 뺏길 위기에 처했다. 최근 중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필두로 다수 게임사들이 중국 진출에 나서면서 역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모바일 시장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타워가 발표한 '아시아 태평양 모바일 게임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중국 게임사 조이넷게임즈의 방치형 RPG ‘버섯커 키우기’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1억 달러에 육박하는 인앱 구매 수익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의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 RPG 다운로드 수와 수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5%, 12% 줄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상위권 中 게임이 싹쓸이

국내 모바일 전략 게임 매출만 놓고 보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여기에는 중국 게임사 ‘퍼스트펀’의 전략 게임 ‘라스트 워 서바이벌’의 한국 매출이 전년 대비 13배 급증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앱마켓 매출 순위 최상위권도 중국산 게임들이 점령한 지 오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 ‘라스트 워: 서바이벌’, 3위 ‘명조: 워더링 웨이브’, 4위 'WOS: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등이 기록했으며 이들 모두 중국산 게임이다.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에서는 1위 붕괴:스타레일, 2위 라스트 워: 서바이벌, 4위 WOS: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등 중국산 게임이 차지했다.

최근 흥행하는 중국산 게임은 유튜브, 인스타그램에서 간단한 게임 플레이를 보여주는 광고를 통해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게 공통점이다. 숏폼(짧은 동영상) 소비에 익숙한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쉬운 조작과 짧은 시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을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에 편중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정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이 중국 게임사들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며 한국 게임 시장을 파고드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제2의 던전앤파이터 신화' 꿈꾸는 韓게임사

문제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 최대 게임 시장 중국 내 국내 게임사들의 성과도 부진하다는 것이다.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한령(한류 콘텐츠 제한 명령)이 내려지면서 중국 내 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외자 판호(외국 게임 서비스 허가권) 발급이 수년간 중단된 영향이 컸다.

지난 2022년 말 중국이 일부 한국 게임에 대한 외자 판호를 발급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진출이 재개됐다. 일부 게임사들이 가시화된 성과를 냈지만 중국 게임 시장이 발전하고 이용자 눈높이가 높아지는 등 완성도 높은 현지화가 요구되면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가운데 국내 게임업계 맏형 넥슨이 중국 흥행 덕분에 매년 1조원이 넘는 로열티 매출을 올렸던 PC 게임 ‘던전앤파이터’의 모바일 버전을 지난달 중국에 출시, 흥행에 성공하면서 시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센서타워 스토어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지난달 21일 중국 출시 이후 이달 1일까지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매출 1억 1600만 달러(약 1597억 9000만 원)를 거뒀다.

이 기세를 이어 펄어비스, 엔씨소프트, 시프트업, 위메이드 등 국내 게임사들도 중국 시장 진출에 도전, 반등을 꾀한다.

특히 엔씨소프트와 위메이드의 경우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 손을 잡으면서 흥행 기대감이 높다. 중국은 직접 서비스가 불가하기 때문에 퍼블리셔 역량이 흥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블레이드앤소울2'는 지난달 1차 CBT(비공개베타테스트)를 시작했으며 텐센트가 퍼블리싱을 맡아 수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펄어비스 역시 텐센트 손을 잡고 PC게임 ‘검은사막’ 중국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지난 5일 중국 외자 판호를 받았다.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몸값 3조5000억원에 도전한 국내 게임 개발사 시프트업도 대표작 '승리의 여신:니케' 중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시프트업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니케는) 전세계에서 일본 다음으로 서브컬처 시장 규모가 크다고 인정받고 있는 중국 본토를 포함한 추가적인 지역 확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중국 당국의 적격 요구사항에 따라 관련 준비를 착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위메이드는 지난 2022년 출시한 모바일 MMORPG '미르M'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중국 게임사 '더나인'과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더나인은 1999년 중국에 설립된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 회사로, 2004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앞으로 중국 시장 개방이 가속화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리창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에 게임 판호 발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정부도 판호 발급 확대에 적극적이다. 지난 18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제3차 콘텐츠산업 진흥 기본계획에 따르면 게임 판호 발급 확대 및 저작권 협력 등을 위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 등 관계부처와 국장급 협력 채널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가 오는 7월 예정된 기획재정부의 중국 방문에 동행해 판호 관련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내달 열리는 중국 게임쇼 차이나조이에 전년과 달리 한국 게임사과 정부 관계자들의 참가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워낙 변수가 많은 시장이긴 하지만 시장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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