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마이크로소프트, 바티칸 대성당 ‘디지털 트윈’ 공개
‘2025년 희년(禧年·Jubilee)’을 앞두고 진행
40만 장의 고해상도 디지털 사진을 이용한 3D 디지털 복제품
AI에 비판적인 교황도 “선물”이라고 평가
[바티칸=AP/뉴시스] 바티칸과 마이크로소프트가 11일 공개한 성 베드로 대성당의 ‘디지털 트윈’으로 재현한 대성당의 내부가 마치 직접 내부에 들어온 것처럼 생생하다. 2024.11.12.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바티칸과 마이크로소프트는 11일 인공 지능을 사용하여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념물 중 하나인 성 베드로 대성당의 ‘디지털 트윈’을 공개했다.
대성당에 아무도 없는 4주 동안 드론, 카메라, 레이저로 촬영한 40만 장의 고해상도 디지털 사진을 사용해 디지털 복제품을 제작했다고 바티칸측은 발표했다.
이 디지털 트윈은 방문객들에게 인터랙티브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AP 통신이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래드 스미스 사장은 바티칸 기자 회견에서 “이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지금까지 추진된 것 중 가장 기술적으로 발전하고 정교하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바티칸의 ‘2025년 희년(禧年·Jubilee)’을 앞두고 진행됐다.
희년은 가톨릭교회에서 신자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를 말한다. 구약성서 레위기 25장에는 희년은 50년마다 돌아온다고 기록돼 있다. 안식년이 일곱 번 지난 그다음 해인 50년째가 희년이다.
바티칸측은 ‘디지털 트윈’ 대성당으로 평소 하루 5만 명에 더해 희년에는 3천만 명 이상의 순례자가 성당의 성스러운 문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일 스미스 사장과 프로젝트 개발팀원들에게 “모두가 이 훌륭한 집에서 환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방문객은 대성당 입장 시간을 예약할 수 있으며 성당에 들어가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는 것과는 차별화된 기능이라고 AP 통신은 소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디지털 보존 회사 이코넴(Iconem)과 협력해 개발한 초정밀 3D 복제품으로 22페타바이트(10의 15제곱)의 데이터를 통합하여 500만 장의 DVD를 채울 수 있다고 스미스 사장은 설명한다.
디지털 이미지는 이미 구조적 손상과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모자이크 조각 누락, 균열 등의 징후도 확인했으며 속도와 정밀도는 사람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AI의 윤리적 사용을 촉구하면서 올해 연례 세계 평화 메시지를 통해 AI를 규제하기 위한 국제 조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연민, 자비, 도덕성, 용서라는 인간의 가치가 결여된 기술이 너무 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교황은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를 책임진 마이크로소프트 팀과 대성당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현대 기술이 고대 신앙을 전파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신 기술을 통해서도 영적, 물질적 의미 모두에서 이를 돌보는 것은 선물이자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프랑스의 몽생미셸과 그리스의 고대 올림피아에 대해서도 비슷한 AI 프로젝트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