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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부산 예비 유니콘을 만나다①…한국의 디즈니 꿈꾸는 슬래시비슬래시

등록 2025.01.01 08:44:58수정 2025.01.01 11: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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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세대의 트렌드 읽은 게 성공의 열쇠"

"부산은 수출 창업 기업에는 최적지"

"내년 하반기 상장…글로벌 넘버1 IP 콘텐츠 비즈니스 회사 될 것"

[부산=뉴시스] 백재현 기자 = 정용채 슬래시비슬래시 대표가 자사의 인기 상품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01.01. itbrian@newsis.com

[부산=뉴시스] 백재현 기자 = 정용채 슬래시비슬래시 대표가 자사의 인기 상품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01.01.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백재현 기자 = "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넘버1 IP(Intellectual Property) 콘텐츠 비즈니스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부산의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된 슬래시비슬래시의 정용채 대표는 지난달 30일 해운대구 센텀 본사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예비 유니콘에서 글로벌 유니콘으로 반드시 성장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것이다.

슬래시비슬래시는 MZ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휴대폰 액세서리를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 2020년 7월 설립된 회사다. 이 회사는 단순히 휴대폰 액세서리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술을 바탕으로 BTS, KPOP 포켓몬, 넷플릭스, 네이버웹툰 등 150개가 넘는 IP콘텐츠를 활용해 매년 300개 이상의 스마트 프로덕트를 만들고 있다.

예컨대 팝가수 씨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휴대폰의 케이스뿐만 아니라 내부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UX)을 모두 씨엘과 관련된 것들로 채워 나만의 휴대폰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

휴대폰 케이스 외에도 의류, 신발 등의 패션분야, 가전분야, 스마트 모빌리티까지 다양한 폼팩터로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으며,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동남아까지 글로벌하게 제품 판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렇다 보니 슬래시비슬래시의 고객사도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등 통신 서비스회사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포켓몬 등의 IP 회사, 삼성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 롯데하이마트 같은 휴대폰 판매회사 등 다양하다.

4명으로 시작했던 직원 수는 어느덧 4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6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부산의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회사 이름 슬래시비슬래시는 슬래시(/)와 백슬래시(\)의 합이 X 인 것처럼 다양한 콘텐츠간의 콜라보레이션을 상징한다.

올해로 창업 6년차를 맞는 비교적 신생기업이지만 슬래시비슬래시의 매출 성장세는 가파르다. 창업 첫해에 매출 10억원이던 것이 2021년 30억원, 2022년 108억원으로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했고 2023년 214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3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회사의 수출실적도 눈에 띈다. 2022년 6만8000 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2023년 480만 달러, 지난해는 84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2024년 부산 무역의 날'에는 '500만불 수출 탑'을 수상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해 휴대폰 디자인 일을 하던 정 대표는 8년 만에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결심했다.

휴식을 겸해 찾은 부산에서 그는 항만과 항공 등 물류시설에서 글로벌 진출의 유리함을 보았다. 서울 사람인 그가 부산에 본사를 둔 까닭에 대해 정 대표는 "삼성전자에 다닐 때부터 휴대폰 액세서리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을 예상했다. 300조에 달하는 글로벌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해외로 진출해야 하는데 부산이 그 최적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 부산경제진흥원, 부산디자인진흥원 등 다양한 지원이 많아 초기에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점도 부산에 자리잡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하기 위해 슬래시비슬래시는 2026년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정 대표는 "상장은 회사가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슬래시비슬래시의 자체 IP를 개발해 미국 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넘버1 회사가 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의장을 디자인 기반의 사업가로서 가장 존경한다는 정 대표는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슬래시비슬래시만의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귀띔했다. 제조업이기 때문에 차질 없는 생산일정 등을 지켜내기 위해서 업무 실행은 수직적으로 하되 문화는 수평적으로 가져가겠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직원들에게 최고의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지원해 일에 몰입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NX유지라는 소프트웨어는 1개 라이선스 당 3000만원에 상당한다.

정 대표는 부산의 예비 창업가들에게 "두려워 하지 말고 빠르게 실행하고 고객을 검증하고 피드백을 받아서 다시 빠르게 출시할 수 있는 열정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좋은 동료를 모아서 원팀을 만들고 그 팀으로 다양한 도전을 해 볼 것"을 부탁했다.

부산시의 창업지원 정책에 대한 아쉬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 대표는 "해외 진출지원 사업에 좀 더 과감하게 예산을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이 가진 수출에 유리한 점을 키우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지원 사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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