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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쓸통]'테슬라 게 섰거라'…K-전기차 어디까지 왔나

등록 2020.11.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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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 40% 달해

美·EU 앞서가고 中은 추격…韓 '넛 크래커' 우려

정부, '미래차 전략' 발표…5년 내 가격 천만원 인하

2022년 '미래차 대중화 원년'…인프라 구축에 속도

[세쓸통]'테슬라 게 섰거라'…K-전기차 어디까지 왔나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최근 도로에는 친환경차에 부착할 수 있는 파란색 번호판이 자주 보입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전기차 구입을 고민하는 주변 지인들이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대부분은 아직 때가 아니다 싶어 기존 내연기관차를 선택하게 됩니다. 보조금을 감안해도 여전히 비싸고 생활권 안에서 충전기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가 강화되면서 전기차 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일상에서 체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전기차 시대는 정말 다가오고 있는 걸까요. 그렇다면 자동차 제조 강국으로 불렸던 우리나라가 이런 산업 전환기를 무사히 헤쳐갈 수 있을까요?

8일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말 기준 미국 테슬라의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40%에 달합니다. 지난해 6% 수준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는데요. 이 시기에 테슬라는 창업 12년 만에 자동차 분야에서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오르게 됩니다.

기업가치에 비해 고평가된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주가에 대한 해석은 배제하더라도 전기차 회사가 시총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리틀턴=AP/뉴시스] 2월2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리틀턴에 있는 테슬라 매장에서 촬영한 모델X 차량. 테슬라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0.09.24.

[리틀턴=AP/뉴시스] 2월2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리틀턴에 있는 테슬라 매장에서 촬영한 모델X 차량. 테슬라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0.09.24.



그렇다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위치는 어디쯤일까요.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우리나라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7.2%로 지난해 말 5.0%에서 2.2%포인트(p) 상승했습니다. 이 기간 약 6만5000대의 전기차를 팔았는데요. 선두기업이라 볼 수 있는 테슬라(22만4000대), 르노닛산(9만4000대), 폭스바겐(8만8000대) 등에는 부족한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친환경차 산업이 '넛 크래커'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넛 크래커'는 호두까기 기계를 말하는데 미국·유럽 차량에는 브랜드 파워와 성능이, 중국 차량에는 가격 경쟁력이 밀릴 수 있는 상황을 빗댄 것입니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국내 친환경차 산업 기반이 불안정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현재 수소·전기·자율차 등 미래차 부품기업은 전체 부품기업의 4%에 불과합니다. 여기에는 연료전지, 배터리, 모터, 인공지능 분야 기업이 포함되는데요. 반면 내연기관 부품 전용기업의 비중은 31%에 달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최근 1년 새 자동차 산업 일자리가 54만명에서 6만명가량 줄었다는 통계도 나오는데요. 자칫 미래차 핵심 인력 유출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서울=뉴시스]현대자동차그룹은 상하이 국가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중국 국제 수입박람회에 참가해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비전을 중국 시장에 선보였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현대차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중국명인 아이니커 발표와 함께 공개된 EV 콘셉트카 프로페시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0.11.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현대자동차그룹은 상하이 국가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중국 국제 수입박람회에 참가해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비전을 중국 시장에 선보였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현대차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중국명인 아이니커 발표와 함께 공개된 EV 콘셉트카 프로페시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0.11.06. [email protected]



정부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보조금·세제 규모는 전기차 1대당 1370만원가량으로 친환경차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독일(1072만원), 프랑스(1000만원)에 비해 많습니다.

이를 위해 1년에 1조원가량의 재정이 투입되고 있는데요. 쓰는 돈에 비해 환경 개선 효과가 약하고 테슬라와 같은 고가 승용차에도 보조금이 지급되면서 소득 역진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는 실정입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기존 계획을 보완한 '미래자동차 확산 및 시장 선점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골자는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대, 수소차 20만대를 보급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25년에는 전기차 가격이 지금보다 1000만원 가까이 내려갑니다.

현대차 코나의 전기차 모델과 가솔린 모델의 가격은 평균 약 2000만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배터리 등 핵심부품 가격 인하와 전용 플랫폼 개발을 통해 5년 뒤에는 이 차이가 1000만원 정도로 줄어드는데요.

통상적으로 연료비 등을 감안한 총소유비용(TCO)은 6년째부터 휘발유차다 전기차가 약 1000만원가량 높아지게 됩니다.

즉, 전기차를 6년 이상 타면 기름값에서 본전을 뽑게 해주겠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입니다. 이 기간을 넘어가면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를 산 게 남는 장사를 한 셈이 됩니다.
[빈=신화/뉴시스]1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한 충전소에서 전기 자동차가 전기를 충전하고 있다. 2020.07.15.

[빈=신화/뉴시스]1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한 충전소에서 전기 자동차가 전기를 충전하고 있다. 2020.07.15.



정부는 2022년을 미래차 대중화 원년으로 삼을 계획입니다. 앞으로는 충전기와 자율주행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기차를 보면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가 생각납니다. 그 당시에는 카카오톡이 문자메시지를 대체할 것이라고 상상조차 못 했거든요. 이제 막 걸음을 뗀 단계이지만 변화가 서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우리의 다음 차는 파란색 번호판을 달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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