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그해 우리는' 김다미,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
김다미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김다미(27)는 20대에 벌써 인생에 남을 세 작품을 얻었다. 영화 '마녀'(감독 박훈정·2018)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2020)는 캐릭터성이 짙어서 '평범하고 일상적인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최근 막을 내린 SBS TV '그해 우리는'이 딱 그랬다. 판타지 요소도 있지만 현실 연애를 보여줘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특히 상대역인 최우식(32)과 마녀에서 호흡을 맞춘 만큼, 훨씬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이 나올 수 있었다.
"우리 드라마는 악역이 없어서 모든 인물이 사랑 받을 수 있었다. 사실 드라마는 두 작품밖에 안 했는데, 많은 사랑을 줘서 놀랐다. '국연수'는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과 굉장히 다른 캐릭터다. 뭔가 준비한다기 보다 '최웅'(최우식)과 호흡하며 현장에서 최대한 느끼려고 노력했다. '어떻게 하면 10년 간 만나고 헤어진 사이로 보일 수 있을까?' 등 사소한 부분도 얘기를 많이 나눴다. 연수 캐릭터를 잡는데 도움이 됐다."
이 드라마는 헤어진 연인이 고등학교 시절 촬영한 다큐멘터리 인기로 강제 소환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우식은 건물 일러스트레이터 '최웅', 김다미는 홍보 전문가 '국연수'로 분했다. 시청률은 3~5%대로 높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9위까지 올랐다.
김다미는 "이렇게까지 많은 분들이 좋아할 줄은 몰랐다"면서도 "극본이 정말 재미있었다. 상대배우가 우식 오빠라는 얘기 듣고 재미있게 작업하고 시너지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현장에서 '우리가 재미있게 찍으면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지 않을까?'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만큼 좋아해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우식 오빠와 호흡이 정말 좋았다"며 "아무래도 알던 사이라서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우식오빠가 맡은 웅이가 없었다면 연수가 있었을까?' 싶다. 그만큼 많이 의지하고 재미있게 찍었다"고 귀띔했다. 최우식이 김다미와 다시 만나면 부부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나도 부부 연기를 하고 싶다"며 웃었다.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마녀처럼 액션물에서 또 만나거나, 더 깊은 멜로도 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김다미는 '연수의 10년 세월 변화를 어떻게 하면 잘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학창시절 풋풋한 모습을 떠올리기 보다 "극중 상황에 몰입하려고 했다"며 "싱크로율은 60~70% 정도"라고 설명했다. 사회 초년생이 된 모습과 비교될 수 있도록 연기 톤도 차이를 뒀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톤을 조금 올려서 "툴툴대고 어린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면, "사회생활할 때는 또박또박 얘기하고 일상 톤과 조금 다르게 했다"고 짚었다. "웅이와 있을 때 연수 모습이 가장 많이 나왔다"며 "현장에서 같이 호흡하는 게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김다미는 연수처럼 속마음을 잘 안 내비치는 편이다. 하지만 연수가 "너무 웅이에게 마음을 안 보여준 기간이 길어서 아쉬웠다"며 "웅이가 '우리 헤어진 이유가 뭐야?'라고 물었을 때 조금 더 마음을 표현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실제 연애 스타일은 상대방에 따라 많이 바뀐다. 어떻게 보면 연수와 비슷하면서 다르다"면서 "이상형은 딱히 없다. 대화가 잘 통하면 그것만으로도 좋다"고 했다.
특히 웅과 다시 연애를 시작할 때 김다미의 설레는 표정이 사랑스러웠다. "우식오빠가 정말 웅이로 보였다. 대사 자체도 귀여웠다. 서로 알콩달콩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며 "웅, 연수로서 어떻게 현실감있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실제 대사도 간질간질하게 써 있었다"고 귀띔했다.
마지막 16회에서 웅과 연수는 결혼했고, 또 다시 다큐에 출연하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결말은 만족스럽다며 "다큐로 시작해 다큐로 끝나서 재미있었다. 웅과 연수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지만, 둘의 관계가 다큐로 시작 돼 마지막회도 부부가 돼 다큐로 끝나는 게 재미있는 구조라고 생각했다. 작가님이 정말 대단하다"고 짚었다.
김다미는 2018년 영화 '나를 기억해'(감독 이한욱)로 데뷔했다. 그해 마녀로 청룡영화상 등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아직 경력을 많이 쌓지 않았지만, 작품을 선택하는 안목이 남다르다. 특별한 기준이 있다기 보다 "그 당시 가장 재미있고 마음을 울리는 걸 택한다. 전작과 다른 작품에 많이 끌린다"고 했다. "후속작 흥행 부담은 크게 갖지 않는다"면서 "흥행에 목표를 두기 보다 '어떻게 하면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덧붙였다.
김다미는 고등학생 때부터 배우를 꿈꿨다. '나도 언젠가 시상식에 설 수 있겠지'라며 꿈으로만 바라왔는데, "마녀를 통해 이뤘을 때 믿기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마녀 개봉했을 때가 가장 잊지 못할 해"라며 "지금도 실감이 잘 안난다"고 하는 이유다. 남은 20대와 앞으로 30대도 기대되지 않을까.
"그해 우리는도 필모에 기억 남을 작품이 될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나도 연수와 비슷한 나이가 돼 가는 시점에 그해 우리는을 만나서 더 특별하다. 20대에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연애를 보여준 자체가 특별한 경험이라서 잊지 못할 것 같다. 20대에는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차근차근 해나가고 싶다.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공부하고 싶다. 30대에 나를 좀 더 알아가는데 도움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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